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한·미·일 군사동맹',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최근 미국과 일본 조야를 방문해 외교전에 나선 것을 두고 정치권 내부에서 문재인 정부의 기조와 정 반대의 '엇박자 외교'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사진은 1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일본 출국에 앞서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며 생각에 잠겨 있는 모습.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엇박자 외교’에 나서 논란이다. 홍준표 대표는 최근 미국·일본을 방문해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와 ‘한·미·일 군사동맹’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나 한·미·일 군사동맹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이를 두고 정치권 내부에서는 홍준표 대표가 ‘엇박자 외교’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홍준표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중국 정상외교에 나선 것을 두고 “우리로서 중요한 것은 미국과 일본이지 중국이 아니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여기에 ‘난징대학살’ 추모일에 제1야당 대표가 일본으로 간 것을 두고 “한·미·일 군사공조에 민감한 중국의 심기를 건드릴 수도 있다”는 우려까지 정치권 안팎에서 제기됐다.

홍 대표는 이날 북핵 논의 차 일본 출국에 앞서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러시아·중국은 사회주의 핵 동맹에 나서고 있어 거기에 맞서야 한다”며 “한국·미국·일본이 자유주의 핵 동맹에 나서는 것이 북핵에 대처하는 유일한 수단”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협조도 중요하지만, 중국은 단 한번도 북핵을 억제하는데 역할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홍 대표의 일본 출국이 문 대통령의 중국 방문과 대비된다는 지적에 “우리가 먼저 잡힌 일정”이라며 “이 정부가 외교를 잘하면 제1야당이 굳이 외교에 나설 필요 없는데 북핵 대책을 내놓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라도 나서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일본 최고 지도자들과 북핵을 논의하기로 했다”고 비판했다.

◇ 문 대통령, ‘사드 피해’ 회복 외교

한국은 최근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이후 한중관계 경색으로 경제적 타격을 입었다. 12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올해 말까지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인해 피해 규모가 8조 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도 중국 국빈방문 일정에서 한·중 양국 기업 행사에 참석하고 사드 보복 조치로 중국에서 피해를 입은 현대자동차의 충칭 공장도 방문한다. 사실상 ‘세일즈 외교’인 셈이다.

문 대통령은 또 중국 방문 당일인 13일 난징에서 ‘난징대학살 80주년 추모식’이 열린다는 이유로 노영민 주중대사를 영접 대신 추모식 현장에 파견보내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문 대통령이 노 주중대사에게 ‘대사가 공항에 나오지 말고 난징대학살 추모식에 참석해 뜻을 기리라’고 지시했다”고 노 주중대사의 추모식 현장 파견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이는 중국을 배려한 조치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문 대통령의 중국 국빈방문은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입은 경제적 피해와 갈등을 회복하는 ‘세일즈 외교’와 ‘따뜻한 외교’로 요약될 수 있다.

반면, 홍 대표의 일본 ‘북핵 외교’를 두고 여권 관계자는 “한국·미국·일본이 핵 동맹을 할 경우 북한·중국·러시아가 가만히 있을지 의문”이라며 “결국 강대국들의 대치로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국가는 한국이다. 홍 대표가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다가 무리수를 둔 ‘엇박자 외교’에 나서게 됐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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