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을 공개 비판한 우원식(오른쪽) 민주당 원내대표는 김성태 원내대표와 비공개 회동을 하며 물밑에서 한국당을 달래려는 모습도 보였다.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14일 정책조정회의는 자유한국당 성토장을 방불케 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를 비롯해 원내지도부가 상임위원회에서 한국당의 비협조로 법안처리가 막혀 있는 상황을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내년 지방선거 동시 개헌투표에 대한 한국당의 공식 입장 표명을 요청하기도 했다. 우 원내대표는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와 비공개 회동을 하며 물밑에서 한국당을 달래려는 모습도 보였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회의에서 5·18 진상규명 특별법과 군 의문사 특별법 등이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한국당의 갑작스러운 공청회 요구로 의결이 보류된 것을 비판했다. 우 원내대표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일”이라며 “이미 소위에서 공청회를 생략하기로 여야 사이 의견 일치가 이뤄졌음에도 공청회를 핑계로 법안 처리를 가로막는 것은 전형적인 발목잡기”라고 했다.

김태년 정책위의장도 “공청회를 하자며 법안 처리를 무산시켜놓고 한국당 의원들과 김영우 국방위원장은 무책임하게 해외시찰을 떠났다”며 “공청회를 주장하려면 해외시찰부터 취소했어야 한다. 해외시찰을 잡아놓고 공청회를 고집한 것은 법안 통과를 지연시키겠다는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고 꼬집었다.

우 원내대표는 “이렇게 민생입법과 개혁과제를 모조리 가로막을 심산이었다면, 도대체 왜 임시국회소집에 동의했는지 국민들은 자유한국당에게 질문하고 있다”며 “이번 임시국회를 부패한 동료 의원 몇 명을 구하려는 방탄국회로 악용할 심산이 아니라면, 즉각 민생․개혁입법 처리에 협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을 보탰다.

김 정책위의장은 “김성태 원내대표께서 계속 투쟁을 얘기하고 있다. 무조건적으로 문재인 정부가 하는 일에 대해서 반대하겠다는 소리로 들린다”며 “오로지 문재인 정부가 아무 일도 못하게 하겠다는 데 목표를 두는 게 아닌가 싶어서 참으로 우려스럽다. 야당이 찬성만 할 수는 없겠지만 이성과 합리성을 갖고 판단해주시고 여야가 상생과 협치의 정신으로 국회를 운영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는 “새로 선출되신 김성태 원내대표께서는 국방위와 법사위, 각 상임위에서 발생하고 있는 법안처리의 고의 지연과 방해에 대해 정상화 대책을 수립해주실 것이라고 믿는다”고 당부했다.

우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가 끝나고 김성태 원내대표의 방을 찾아갔다. 우 원내대표가 직접 김 원내대표에게 전화해 회동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당 원내대표의 회동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한국당이 처리를 원하는 공통공약 법안 리스트를 요구하는 등 협치 틀을 가동했다. 121석의 ‘소수여당’인 민주당이 언제까지나 제1야당인 한국당을 배제하고 국회 운영을 할 수는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우 원내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공통공약에 대해 양쪽이 협의하기로 했다”며 “‘한국당 패싱’이라고 해서 화가 많이 나 있다고 하는데 이제 그 문제는 정리하고 국회를 빨리 가동하자고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김 원내대표는 “오늘은 아무것도 결정한 게 없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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