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국민의당 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고위원직 사퇴를 선언한 박주원 최고위원이 회의장을 떠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박주원 국민의당 최고위원이 15일 자진사퇴했다. 2008년 당시 불거진 김대중 전 대통령(DJ)의 비자금 의혹을 제보한 당사자였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당에서 비상징계를 검토하기로 한 데 따른 여파다. 박 최고위원은 “제가 음모 공격의 대상자가 됐다”며 당내 호남계 중진의원들을 지목했다.

박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했다. 회의를 비공개로 전환하려는 찰나 “공개로 발언하겠다”며 발언했다. 회의 사회를 보던 고연호 사무부총장은 “비공개로 하시라”고 제지했으나 박 최고위원이 발언을 시작했다.

박 최고위원은 “진정한 김대중 정신은 동서화합, 영호남 화합으로 하나로 가는 영호남 화합에 있다”며 “김대중 대통령을 음해했다는 말도 되지 않는 음해도 억울한데 피해자인 저를 (당에서) 징계하겠다고 하니 어이가 없어 말을 잇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박 최고위원은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막아보려는 소위 호남중진의 행동이 도를 넘더니 이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구태정치의 전형적인 범죄행위까지 저질렀다”며 “해당 의원실은 이제 더 이상 범죄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그게 사실이라면 국회의원직을 사퇴하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대중 대통령을 음해한 것으로 만들어 국면을 바꿔보려는 게 얼마나 음습한 공작정치인지 당 지도부는 이미 알고 있을 것”이라며 “왜 제가 음모의 공격 대상자가 됐는지 안철수 대표는 이미 파악해서 알고 있을 것이다. 상황을 알면서도 일반 비상적으로 그런 방법을 통해 논란을 조기에 매듭짓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했다.

박 최고위원은 “이번 비상징계는 저는 원치 않는다. 조기에 이 사태를 매듭짓고자 하는 안 대표의 뜻이 뭔지 전 충분히 이해한다”며 “전 스스로 지금 최고위원직을 사퇴하겠다. 당을 위해 희생하겠다”고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박 최고위원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저로 인해서 우리 당이 분열되는 것을 보기가 안타까워서 제가 사퇴하고 동서화합, 영호남이 하나될 수 있는 바른정당과의 통합이 하루빨리 신속히 이뤄지도록 기원하는 마음으로 사퇴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