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지엠 본사 관게자가 우리 정부 관계자에게 자금 지원을 요구했다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한국지엠과 정부는 이를 부인했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철수설이 끊이지 않고 있는 한국지엠이 이번에 ‘생산물량’을 볼모로 우리 정부에 약 1조원가량의 지원을 요구했다는 보도가 나와 파문이 일고 있다. 이에 한국지엠과 정부 당국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히며 진화에 나선 모습이다.

16일 한 매체는 미국 지엠 본사의 고위 경영진이 지난해 말 우리나라를 방문해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산업은행 관계자 등을 만났으며, 이 자리에서 약 1조원의 지원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이 보도는 자금을 지원해줄 경우, 한국지엠 생산물량을 늘리겠다는 제안도 나왔다고 전했다.

보도에 등장한 지엠 관계자는 배리 앵글 해외사업부문 사장이다. 지엠의 해외공장 생산 및 판매 계획을 총괄한다. 그런 그가 생산물량을 앞세워 자금 지원을 요구했다는 것은, 거꾸로 자금 지원이 없을 경우 생산물량을 줄이겠다는 압박으로도 풀이할 수 있다.

특히 한국지엠은 지난해 산업은행의 비토권이 만료됨에 따라 철수설이 끊이지 않았다. 새롭게 부임한 카허 카젬 사장이 철수설을 부인했으나, 여전히 못미더운 시선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전해진 자금 지원 요구 보도는 적잖은 파문을 예고하는 것이었다.

이에 한국지엠과 정부 당국은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한국지엠 측은 배리 앵글 사장이 정부관계자와 면담을 가진 것은 맞지만, 인사 차원이었을 뿐이라고 밝혔다. 산업부도 이날 해당 보도에 대한 입장자료를 통해 “배리 앵글 사장이 취임 인사차 산업부 장관을 예방한 것이며, 한국지엠의 경영상황과 미래발전방향을 설명했고 구체적인 제안이나 요청은 없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군산공장 폐쇄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는 등 한국지엠의 경영위기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불안한 시선을 쉽게 거둬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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