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골든슬럼버’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사진은 (왼쪽부터) 김의성·강동원·노동석 감독·김성균·김대명 <퍼스트 룩>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잊고 지냈던 친구들에게 전화 한 통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영화가 되기를 바란다.” (노동석 감독)

추적 스릴러물이다. 서울 한복판에서 차량이 폭발하고 대통령 후보자가 사망했다. 평범했던 한 남자는 용의자가 돼 쫓기는 신세가 되고 그의 주변인들은 점차 위험에 처한다. 그런데 이 영화를 연출한 감독과 출연한 배우들은 하나같이 “가슴 따뜻해지는 영화”라고 말한다.

영화 ‘골든슬럼버’(감독 노동석) 제작보고회가 17일 서울 신사동 CGV압구정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노동석 감독을 비롯해 배우 강동원, 김성균, 김대명, 김의성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골든슬럼버’는 광화문에서 벌어진 대통령 후보 암살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한 남자 건우(강동원 분)의 도주극을 담은 영화다. <퍼스트 룩>

타깃은 누구나 될 수 있다. 이용 가치만 있다면…!

‘골든슬럼버’는 광화문에서 벌어진 대통령 후보 암살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한 남자 건우(강동원 분)의 도주극을 담은 영화다. 국가 조직에 의해 계획된 대통령 후보 암살사건이라는 극적 사건을 토대로 하지만 특출한 능력을 지닌 영웅이 아닌, 평범한 택배기사와 그의 고등학교 시절 친구들 등 흔히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현실적이고 평범한 인물들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날 제작보고회에서 노동석 감독은 “엄청난 음모에 휘말린 주인공이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시민이다. 이 점이 매력적이라고 느꼈고 영화의 장점”이라며 “‘나도 저런 상황에 놓일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으로 주인공 건우에게 공감하면서 한 번 쯤은 가족과 친구, 그리고 내가 살아온 인생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만들었다”라고 밝혔다.

평범한 택배기사에서 한순간 암살범이 된 주인공 건우 역을 맡은 강동원도 관객에게 ‘공감’을 얻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는 “극 전체를 이끌고 가야 하는 인물이다 보니 최대한 어떻게 하면 관객들이 조금이라도 덜 지루할까를 생각했다”라며 “관객들이 건우에게 감정이입을 할 수 있도록 그 부분에 제일 중점을 뒀다”라고 설명했다.

골든슬럼버가 흐르는 순간, 나는 범인이 되었다!

‘골든슬럼버’에는 영국 대표 록그룹 비틀즈의 곡 ‘골든슬럼버’, 고(故) 신해철의 ‘그대에게’와 ‘힘을 내’ 등 시대를 대표하는 국내외 명곡들이 담겼다. 이는 영화의 고유한 정서와 감성을 담아내는 주요한 역할을 할 예정이다.

특히 영화 제목이기도 한 비틀즈의 곡 ‘골든슬럼버’는 건우가 암살범으로 몰리게 되는 사건이 발생될 때 흘러나온다. 감성적 선율과 긴박한 암살 사건, 상반된 두 이미지의 충돌로 도입부부터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이 곡은 건우와 친구들이 가장 행복한 시절이 담긴 곡이기도 하다. 건우가 오픈 준비 중이던 가게 이름이자 건우와 친구들이 밴드 활동을 하던 시절 즐겨 부르던 노래이기도 한 ‘골든슬럼버’는 1969년 비틀즈 해체 직전 발표한 마지막 앨범 ‘애비 로드(Abbey Road)’에 수록된 곡으로 폴 매카트니가 멤버들을 위해 만들었다는 사연이 담긴 곡.

우정에 대해 이야기하는 ‘골든슬럼버’의 아름다운 가사와 서정적 멜로디는 건우의 추억과 음악을 향한 순수함을 표현하는 곡으로 영화의 감동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

강동원은 “영화의 가장 큰 주제 중 하나가 친구들의 우정에 관한 이야기다”라며 “폴 매카트니가 비틀즈 해체하고 흩어졌던 멤버들을 다시 모으고 싶어서 만든 곡이라고 알고 있다. 영화의 취지와 제일 잘 맞는 것 같아 기억에 남는다”라고 말했다.

영화 ‘골든슬럼버’ 스틸. <퍼스트 룩>

“옛 친구 아니에요. 지금도 친구예요.” -영화 ‘골든슬럼버’ 속 선영의 대사

강동원이 말했듯 ‘골든슬럼버’가 전하고 싶은 주제 중 하나는 ‘우정’이다. 암살범이 돼 쫓기는 신세가 된 건우와 그가 도망칠수록 더 큰 위험에 처하는 친구들의 존재, 그리고 그들의 갈등은 영화의 한 축을 담당한다.

특히 강동원과 실제로 동갑내기인 배우 김성균과 김대명이 건우의 친구 역을 맡아 눈길을 끈다. 김성균은 ‘골든슬럼버’에서 자신과 가족을 향한 위협과 회유에 갈등하는 쌍둥이 아빠 금철 역을 맡았고 김대명은 자신이 알던 친구와 매스컴에 비친 이미지 사이에서 혼란스러워하는 변호사 동규로 분한다.

이날 현장에는 참석하지 않았지만 한효주도 이들의 친구로 등장한다. 그는 건우에 대한 굳은 신뢰를 저버리지 않는 교통정보 리포터 선영 역을 맡았다. 특히 선영은 매스컴에서 쏟아내는 암살 용의자 건우에 대한 어떤 이야기에도 흔들리지 않고 친구들과 함께 학창시절 기억을 더듬으며 건우를 돕기 위해 애쓰는 인물로 무력하게 쫓기던 건우가 자기 자신과 친구들을 위해 서서히 용기를 내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영화 ‘골든슬럼버’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사진은 (왼쪽부터) 강동원·김성균·김대명·노동석 감독 <퍼스트 룩>

노동석 감독과 배우들은 모두 입을 모아 ‘골든슬럼버’가 “따뜻한 영화”라고 소개했다.

강동원은 “훈훈한 마음으로 보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고 김성균은 “오랜만에 친구들 만나기 좋은 날이라고 생각된다. 영화 보시고 옛 추억에 잠길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김대명은 “남녀노소 모두가 연령대 상관없이 마음 편히 즐기시고 따뜻한 마음으로 돌아갈 수 있는 영화다. 추억거리 이야기했으면 좋겠다”라고 소개했고 노동석 감독도 “추운 겨울 가슴 따뜻해지는 순간을 담은 영화다”라고 보탰다.

추적 스릴러라는 겉옷을 입었지만 그 안에는 거대한 권력에 맞선 힘없는 소시민의 이야기가 담긴 ‘골든슬럼버’. 감독과 배우가 바라는 것처럼 ‘골든슬럼버’가 관객들에게 위로와 공감을 전하는 ‘따뜻한 영화’로 남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오는 2월 14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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