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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세’ 김여정 방남] 남북 분위기 ‘화해’로 급반전

기사승인 2018.02.12  18: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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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동생 김여정이 대남 특사로서 역할을 완수했다는 긍정적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는 예상보다 강행군을 펼치며 각계 각층 인사들과 접촉면을 넓혔다.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남쪽 땅을 밟은 최초 백두혈통이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곁에 남은 유일한 혈육으로, 북한 정권에서 사실상 2인자로 꼽힌다. 숙청의 위험이 없는 만큼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바로 김여정이다. 공식 직함은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정치국 후보위원)이다. 올해 31세에 불과한 나이임에도 북한을 이끌어가는 엘리트그룹에 속했다. 위상은 날로 높아졌다. 김정은 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북한 고위급 대표단에 합류했다. 김여정은 “특명을 받고 왔다”고 말했다.

◇ “갑자기 오게 돼… 평양에서 다시 만나자”

사실 청와대도 알지 못했다. 정치권 안팎에선 김여정의 방남을 둘러싸고 ‘김여정 특사설’이 제기됐으나, 확인하기 어려운 얘기였다. 결국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물었다. 지난 10일 청와대 접견장에서다. 김여정은 이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특사 자격으로 오신 것이냐”는 질문을 받자 “국무위원장의 특명을 받고 왔다”고 답했다. 이어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와 초청 메시지를 전달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빠른 시일 안에 만날 용의가 있으니, 편하신 시간에 평양을 방문해줄 것을 요청한다”는 것이다.

김여정의 방남은 이전과 다른 북한의 유연한 태도를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김정은 위원장의 평양 초청 메시지를 전달했다. <뉴시스>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여기엔 김여정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당초 삼지연관현악단 격려 방문을 계획했으나 일정을 바꿔 문재인 대통령과 동선을 맞췄다.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경기를 함께 관람하며 응원했다. 김여정은 2박3일 방남 기간 동안 문재인 대통령과 네 번 만났다. 청와대 접견 및 오찬 외에도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 아이스하키 단일팀 경기와 삼지연관현악단 서울 공연에서 다시 만나 인사를 나눴다. 김여정이 예상보다 강행군을 펼친 셈이다.

특히 김여정은 만날 때마다 친근감을 나타냈다. “대통령께서 마음 많이 써주셔서 불편함 없이 하루를 보냈다”며 고마움을 표시했고, “대통령께서 통일의 새 장을 여는 주역이 되셔서 후세에 길이 남을 자취를 세우시길 바란다”며 덕담을 건넸다. 삼지연관현악단 공연이 끝난 뒤 환송 자리에서 김정숙 여사에게는 “늘 건강하시라. 문재인 대통령과 꼭 평양을 찾아 달라”고 말했다. 때문일까. 지근거리에서 김여정을 지켜본 청와대 관계자들은 “예상과 달랐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도리어 김여정은 수줍은 표정을 짓기도 했다. 11일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 주최로 열린 환송 만찬에서 건배사를 요청받자 “원래 말을 잘 못한다”며 특유의 미소를 보였다. 그는 “솔직히 이렇게 갑자기 오리라 생각 못했다”면서 “생소하고 많이 다를 것이라 생각했는데 비슷하고 같은 것도 많더라. 하나 되는 그날을 앞당겨 평양에서 반가운 분들을 다시 만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남북 관계 개선에 대한 북측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앞서 김여정은 이낙연 국무총리과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각각 주최한 만찬에 참석하며 접촉면을 늘렸다.

김여정의 방남은 이전과 다른 북한의 유연한 태도를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평창올림픽 개회식에서 보여준 모습이 대표적이다. 김여정은 남북 선수단이 한반도기를 들고 공동입장하자 일어서서 선수단에 손을 흔들었고, 애국가 제창과 태극기 게양 때도 기립했다. 북 최고위급 인사의 이 같은 행위는 사실상 처음으로 꼽힌다. 북한에서 정치범으로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이 따르기 때문이다. 외신은 평창발 보도에서 “남북한이 올림픽 개막식에서 역사적인 악수를 했다”고 평가했다.

소미연 기자 pink2542@sisaweek.com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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