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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vs 이재용, 같은 ‘뇌물’ 다른 ‘판결’

기사승인 2018.02.13  18: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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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16년 12월 6일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국정조사 1차 청문회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으로 부터 마이크를 전달받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조나리 기자] ‘뇌물 무죄’에 대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기대가 무너졌다. 지난 5일 36억3,484만원의 뇌물 혐의로 집행유예가 선고된 이재용 부회장과 달리 70억원의 뇌물을 지급한 혐의로 기소된 신동빈 부회장이 13일 법정구속됐다. 63번째 생일을 하루 앞두고 나온 선고였다.

롯데 측은 앞서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뇌물 혐의가 대부분 무죄로 선고되면서 내심 ‘반전’을 노리던 중이었다. 하지만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는 ‘국정농단 사건’ 1심 선고에서 신 회장에 대해 징역 2년6개월에 추징금 70억원을 선고했다. 대법원 양형 기준에 따르면 1억원 이상 뇌물공여죄의 기본 양형은 징역 2년6개월에서 3년6개월이다.

재판부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신동빈 회장 사이에 명시적 청탁이 오갔다고 보기 어렵다”면서도 “둘 사이에 부정한 청탁이 있었다고 충분히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는 앞서 이재용 부회장의 항소심과 대비되는 결론이라 관심이 모아진다.

◇ 롯데면세점에 발목 잡힌 신동빈 회장

재판부는 신 회장에 대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가 롯데 측에 K스포츠재단 지원을 강요했지만 신 회장 또한 부정한 청탁이 있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은 롯데의 면세점 특허와 관련해 안종범 전 수석에게 여러 차례 보고를 받고 지시를 내렸다”면서 “신 회장 역시 롯데에 유리한 방향으로 대통령의 영향력이 행사될 것으로 기대해 K스포츠 재단에 지원을 결정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신 회장 입장에서는 앞서 면세점 탈락 후 특허 재취득이 절실했던만큼 대통령의 요구를 거절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면서도 “이는 롯데의 경쟁기업들은 물론 정당하게 인허가를 받으려는 기업들에 허탈감을 주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의 요구가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선처하면 뇌물을 주고 싶은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며 “대통령과 재벌 총수 사이의 뇌물은 엄히 처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법원은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가 권한을 남용해 롯데 측에 지원을 강요한 점도 유죄로 인정했다.

신 회장은 박 전 대통령과의 독대에서 면세점 특허권 연장 등의 현안에 대한 도움을 요청하는 대가로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건넨 혐의(뇌물공여)로 기소됐다. 지난해 12월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신 회장에게 징역 4년과 추징금 70억원을 구형했다.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기소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3일 오후 1심 선고에서 징역 2년6개월과 추징금 70억원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되고 있다. <뉴시스>

◇ ‘대거 무죄’ 이재용 부회장 항소심과 차이는?

지난 5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항소심 재판부는 이 부회장의 여러 뇌물 혐의에 대해 대부분 무죄를 선고했다. 이 부회장이 유죄가 인정된 뇌물 혐의는 최순실의 딸 정유라에 대한 승마지원 부분이다. 정씨에 대한 승마지원은 용역대금 지원과 마필 및 마필 수송차 증여 등의 혐의로 나뉜다. 항소심은 이중 용역대금(36억3,483만원) 지원을 유죄로 봤다. 마필 및 마필 수송차 지원 혐의 또한 사실상 무죄가 나왔다. 재판부는 이에 대해 최씨 및 정씨에게 소유권 이전이 아닌 단순히 무상임대를 통해 이익을 제공했다고 판단했다.

이 부회장의 구체적인 뇌물 혐의는 ①최순실 소유 유령회사 비덱스포츠에 뇌물공여 약속 ②승마지원 용역대금 ③마필지원 및 마필 수송차지원 ④승마지원 용역대금 재산국외도피 ⑤마필 실소유자은폐 ⑥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 ⑦미르·K스포츠재단 재산 출연 등이다.

1심 재판부는 이 중 ①최순실 소유 유령회사 비덱스포츠에 뇌물공여 약속 ⑦미르·K스포츠재단 재산 출연은 무죄로, 나머지 5개 혐의는 유죄로 판단했다. 반면 항소심 재판부는 7개의 혐의 중 ②승마지원 용역대금(36억3,483만원) 1개만 유죄로 인정했다.

또, 1심 재판부는 삼성물산과 제익모직 합병, 삼성물산 주식 처분 취소화, 삼성생명 금융지주사 전환 등 ‘구체적인 현안’에 대해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에게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청탁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이같은 일련의 과정을 ‘경영권 승계작업’으로 보고, ‘포괄적인 현안’들에 대한 묵시적 청탁이 있었다고 봤다.

반면 항소심 재판부는 ‘경영권 승계작업’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여러 현안들이 이재용 부회장의 지배력 강화에 유리하게 작용하긴 해도 이는 결과적으로 그런 효과를 누린 것 일뿐”이라며 “설사 경영권 승계 작업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에게 명시적으로 청탁을 하였다는 증거가 없다”고 판시했다.

즉, 이재용 부회장의 항소심 재판부는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에게 청탁할 현안이 애초에 없다고 본 반면 신 회장의 1심 재판부는 롯데면세점이 대통령에게 청탁할 시급한 현안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롯데그룹 측은 이날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지만, 결과에 대해서는 매우 아쉽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롯데 측은 “판결취지를 검토한 후 변호인 등과 협의해 절차를 밟아 나갈 것”이라며 “비상경영 체제를 가동해 임직원, 고객, 주주 등 이해관계자를 안심시키면서 당장 차질이 있을 동계올림픽은 대한스키협회 수석부회장 중심으로 시급한 지원을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신 회장은 롯데 경영비리 사건과 관련해 횡령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지난해 12월 22일 1심에서 일부 유죄가 인정돼 징역 1년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신 회장은 2개월 만에 국정농단 사건에서 실형을 선고 받았다.

조나리 기자 spot@sisaweek.com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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