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약스는 짜릿한 역전 우승을 거둘 수 있을까. 사진은 지난해 유로파리그 결승전에 진출했던 아약스의 모습. <뉴시스/AP>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네덜란드의 에레디비시는 우리에게도 무척 친숙한 리그다. 허정무를 시작으로 많은 한국 선수들이 진출했고, 박지성과 이영표가 거스 히딩크 감독 지휘 아래 PSV 아인트호벤에서 활약하며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한국 축구의 전설로 남은 박지성은 이곳에서 유럽생활을 시작했고, 또 선수로서 마지막을 장식했다.

네덜란드 축구 리그의 역사는 무척 길다. 시작은 1988-89시즌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3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것이다. 에레디비시가 출범한 것은 1956년으로 이 역시 60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다.

에레디비시는 ‘삼국지’라는 단어로 표현할 수 있다. PSV 아인트호벤, 페예노르트, 아약스의 ‘빅3’ 체제가 그 어느 리그보다 공고하다. 에레디비시 출범 이후 이 세 팀이 아닌 다른 팀이 우승을 차지한 것은 5번뿐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우승을 자랑하는 것은 아약스다. 아약스는 총 33번의 리그 우승을 기록했으며, 에레디비시 출범 이후 우승도 25번에 달한다. 뒤를 쫓는 PSV 아인트호벤은 총 21번, 에레디비시 18번의 우승을 차지했다. 페예노르트는 총 15번, 에레디비시 10번이다.

아약스는 1970년대와 1990년대 중반, 유럽 챔피언스리그도 호령했다. 챔피언스리그 우승도 4번이나 차지했다. 이는 레알 마드리드, AC밀란, 바이에른 뮌헨, 바르셀로나, 리버풀에 이어 5번째로 많은 기록이다. 최고의 명문구단으로 꼽히는 인터밀란이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벤투스보다 많은 우승을 경험했다. 특히 1970-71시즌부터 1972-73시즌까지 3시즌 연속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의 행보는 조금 다르다. 아약스는 2010-11시즌부터 2013-14시즌까지 4연패를 달성한 이후 좀처럼 에레디비시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하고 있다. 그 사이 PSV 아인트호벤이 2번, 페예노르트가 1번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시즌엔 승점 1점차로 준우승에 머문 아약스다.

올 시즌도 우승 전망은 밝지 않다. 23경기를 치른 현재 아약스는 17승 3무 3패 승점 54점을 기록하며 2위에 올라있다. 1위 PSV 아인트호벤(20승 1무 2패 승점 61점)과의 차이는 7점이다. 총 34경기를 치르는 에레디비시는 이제 11경기만 남겨놓고 있다. 승점 7점 차이를 극복하기 쉽지 않은 시점이 됐다. PSV 아인트호벤이 미끄러져야 추격이 가능한데, PSV 아인트호벤은 8연승을 질주하고 있다.

물론 아약스도 최근 기세가 좋다. 지난해 11월 위트레흐트에게 덜미를 잡힌 이후 12경기 무패행진 중이다. 12경기에서 10승 2무를 기록했으며 PSV 아인트호벤, 페예노르트 등 라이벌을 모두 제압하기도 했다.

야약스가 원하는 것은 당연히 우승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말 감독 교체를 단행하기도 했다. 네덜란드의 전설인 데니스 베르캄프도 코치에서 해고됐다.

희망이 완전히 없는 것은 아니다. 아약스는 오는 4월 PSV 아인트호벤을 만난다. 우승 경쟁의 측면에서 이 경기는 승점 6점까지 경기다. 이 경기를 승리한다면 아약스는 승점 차를 4점까지 줄일 수 있다. 나머지 10경기에서 승점 5점만 줄일 수 있다면, 맞대결 승리를 통한 역전 우승이 가능하다.

PSV 아인트호벤은 아약스와의 맞대결 전까지 페예노르트, 위트레흐트, 알크마르 등을 만난다. 만약 이들이 PSV 아인트호벤을 잡아준다면 아약스의 우승꿈은 현실로 이뤄질 수 있다.

이를 위해 아약스는 2~3월을 잘 마무리해야 한다. 특히 페예노르트와 같은 승점으로 5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즈볼레, 시즌 첫 맞대결에서 무승부에 그친 바 있는 8위 덴 하그, 중상위권의 복병 비테세 등과의 경기를 잘 넘길 필요가 있다.

과연 아약스의 짜릿한 역전 우승은 성공할 수 있을까. 남은 기간 에레디비시 최대 관전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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