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의원들의 ‘출마 러시’가 이어지면서 민주당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오는 6월13일에 치러지는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지역위원장들이 ‘줄사퇴’를 하고 있다. 민주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지역위원장이 공직선거 후보로 나설 경우 선거일 120일 전까지 직을 사퇴해야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14일 현재 민주당에서 위원장직을 내려놓은 인원은 총 50여명에 달한다.

특히 현역의원들의 지역위원장 사퇴가 눈에 띈다. 인천시장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박남춘 의원이 인천시당위원장을 내려놓았고 전해철 의원은 경기도당위원장을 일찌감치 사퇴하고 경기도지사 선거를 준비하고 있다. 오제세 의원과 이개호 의원도 각각 충북도당위원장과 전남도당위원장을 사퇴하고 충북지사·전남지사 출마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치열한 경선이 예상되는 서울 지역에서는 가장 많은 의원들이 위원장직을 내려놓았다. 박영선(구로을)·민병두(동대문을)·우상호(서대문갑)·전현희(강남을) 의원이 위원장 자리에서 물러나 서울시장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이밖에 이상민 의원과 양승조 의원도 각각 대전 유성을과 천안병 지역위원장직을 사퇴하고 대전시장과 충남지사직에 도전한다.

이처럼 현역의원들의 ‘출마 러시’가 이어지면서 민주당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민주당은 현재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116석)과 5석 차이가 난다. 만약 현역의원들이 지방선거 경선을 통과해 최종 후보로 나설 경우 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는 점에서 원내1당 지위를 잃을 우려가 커진 셈이다. 민주당은 이런 우려에서 지역위원장 사퇴 시점 직전, 출마를 고려하고 있는 현역의원들에게 ‘출마 자제’를 권고하기도 했었다.

무엇보다 원내1당 지위는 20대 국회 하반기 국회의장직을 결정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여소야대 국회에서 국회의장직을 제1야당에게 내줄 경우 문재인 정부를 뒷받침해야 할 여당으로서의 국정 운영이 녹록지 않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현역 프리미엄’을 업고 지방선거에 나갔을 때 당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무시할 수는 없다. 추미애 대표는 최근 측근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은 ‘딜레마’에 봉착한 당내 상황에 대해 고민을 털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 미니 총선급 재보선 출마도 잇따라

규모가 커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의 판세도 주목된다. 14일 현재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따르면 현재까지 확정된 재보선 지역은 서울 노원구병과 송파구을, 부산 해운대구을, 울산 북구, 전남 영암·무산·신안군, 광주 서구갑, 충남 천안갑 등 7곳이다. 6·13 지방선거와 동시에 진행되는 6월 재보선 지역은 5월 14일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지방선거 출마에 따른 의원직 사퇴와 선거법 위반으로 재판 중인 지역구를 고려하면 재보선 지역은 10곳 안팎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민주당에서는 송파갑 위원장을 관둔 송기호 변호사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한 최명길 전 국민의당 의원의 지역구인 송파을 지역 보궐선거에 나설 예정이다.

‘엘시티’(LCT) 비리 혐의로 사직서를 낸 배덕광 한국당 전 의원의 지역구인 부산 해운대을에서는 윤준호 민주당 지역위원장이, 박찬우 한국당 전 의원의 의원직 상실로 공석이 된 충남 천안갑에서는 이규희 민주당 지역위원장이 출마준비를 하고 있다. 전남 영암무안신안(박준영 민주평화당 전 의원)과 광주 서구갑(송기석 국민의당 전 의원)에는 각각 서삼석, 박혜자 지역위원장이 위원장직을 내려놓고 의원직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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