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산한 한국지엠 군산공장의 모습.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산업’은 ‘인간이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일상적으로 종사하는 생산적 활동’을 의미한다. 따라서 특정 산업이 무너지면, 여기에 종사하던 사람들은 생계에 큰 타격을 받게 되고, 나아가 경제가 흔들리게 된다.

특히 특정 산업이 경제 전반을 떠받치고 있는 지방은 그 정도가 더 심하다. 해당 산업이 호황을 맞으면 지역경제도 활기를 띄고, 불황이 지속되면 지역사회 자체가 무너지곤 한다. 과거 탄광산업으로 호황을 맞았다가 이제는 텅텅 비어버린 강원도 산골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같은 측면에서 군산은 설 명절을 앞두고 큰 충격에 빠졌다. 지역경제에서 적잖은 부분을 차지하던 자동차공장이 폐쇄통보를 받은 것이다. 지난해 조선소폐쇄에 이어 다시 한 번 절망적인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7월 군산조선소 폐쇄를 단행한 바 있다. 수년 간 이어진 경영위기와 수주실적 저하로 인해 일감이 떨어졌다는 것이 이유였다. 지역사회의 거센 반발과 정치권의 우려 목소리에도 군산조선소는 그렇게 가동을 멈췄다.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 결정은 더욱 충격적이다. 군산 지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더 클 뿐 아니라, 외국기업이 얽혀있기 때문이다. ‘철수설’, ‘먹튀’ 등의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한국지엠이기에 군산공장 폐쇄는 상당한 파문을 몰고 올 전망이다. 실제 크게 반발하고 있는 노조는 다른 공장과 연계한 총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결정이 발표된 시점도 씁쓸함을 더한다. 우리 민족 최대 명절로 꼽히는 설을 앞두고 최악의 소식이 전해졌다. 고향으로 떠나는 발걸음이나, 고향을 찾는 발걸음 모두 무거울 것으로 보인다.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는 협력업체를 포함해 당장 1만3,000여명의 실직자를 낳을 전망이다. 이로 인해 원룸 등 부동산과 식당 등 서비스업이 받을 타격도 상당할 수밖에 없다.

군산상공회의소는 성명을 통해 “군산공장 폐쇄는 1만3,000여명의 종사자와 가족을 포함한 5만여명의 생계가 걸려있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지역경제 붕괴를 막기 위해 군산공장 폐쇄 결정을 철회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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