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현역 서울시장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원순 시장을 견제하기 위한 후보를 내기 위해 고심 중이다.<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6·13 지방선거를 90여일 앞두고 각 당의 선거준비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모습이다. 특히 대선으로 가는 길목으로 여겨지는 서울시장 선거의 경우 벌써부터 여야의 신경전이 치열하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현역 서울시장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원순 시장을 견제하기 위한 후보를 내기 위해 고심 중이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자당의 서울시장 후보로 ‘박원순 저격수’를 물색하고 있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이석연 전 법제처장을 전략공천 하는 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이 전 처장은 이명박 정부 초대 법제처장으로 시민단체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출신이라 역시 시민단체 출신인 박 시장의 ‘맞수’가 될 수 있다는 게 한국당의 관측이다. 홍 대표는 15일 강원도 당 행사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누구보다도 박 서울시장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 이 전 처장이다. 아마 빅매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른미래당에서는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박 시장에게 후보직을 양보한 안철수 전 의원이 몸을 풀고 있다. ‘박원순 대 안철수’ 구도를 만들어 흥행을 노리겠다는 복안이다. 안 전 의원은 “당이 원하면 무엇이든 하겠다”며 출마 가능성도 열어둔 상태다.

일단 안 전 의원은 16일 당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으며 당무에 전격 복귀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통합 후 ‘백의종군’을 선언한 지 약 한 달 만이다. 그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대한민국의 바른 미래를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 새 사람을 찾고 숨겨진 인재 발굴해 당의 활력을 찾겠다”고 했다.

이들이 박 시장을 겨냥해 후보를 내놓는 이유는 물론 박 시장이 현재로서 가장 유력하기 때문이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달 27일 서울시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차기 서울시장 가상대결 조사에 따르면, 박 시장은 여야 전체 후보군 중 35.2%의 지지율로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수준이며, 응답률은 11.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민주당에선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가능성도 제기했다. 한국당이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약한 이 전 처장이라는 카드를 꺼내든 것이 안 전 의원과의 ‘보수 단일화’를 노린 ‘협상 카드’ 아니냐는 관측이다. 김현 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이 전 처장은 인지도도 매우 낮을 뿐만 아니라 비하와 폄하 발언으로 간간히 주목을 끌어 온 ‘올드보이’에 불과하다”며 “인지도가 낮은 후보를 통한 사실상 야권연대를 위한 포석이 아닌지 의혹이 일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시장도 경선 준비에 돌입한 상태다. 서울시에 따르면, 김종욱 정무부시장 등 박 시장을 보좌해온 정무직 공무원 일부는 오는 20일께 선거 준비를 위해 사퇴한다. 공무원 신분으로는 선거 운동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순차적으로 사퇴한 뒤 경선캠프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박 시장의 정식 선거캠프는 이달 말이나 내달 초쯤 개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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