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령별 경제활동참가율 조사 결과 30대 여성의 경력단절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사진은 경력단절 여성과 중장년층 여성을 대상으로 개최된 취업박람회의 모습. <뉴시스>

[시사위크=현우진 기자] 세계 주요국에서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가 늘어나고 있는 반면, 한국에서는 출산과 육아로 인한 경력단절 현상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18일 ‘주요국의 여성 경제활동 참여 증가 배경 및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했다.

한국은행은 우선 최근 선진국을 중심으로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증가하는 추세가 관측됐다고 밝혔다. 1991년 57.0%였던 OECD 회원국 여성노동자의 평균 경제활동참가율은 지난 2016년엔 63.6%로 높아졌다. 동기간 여성 고용률도 52.7%에서 59.4%로 상승했다.

반면 한국의 경우 여전히 특정 연령층에서 노동시장 참여를 포기하는 여성들이 많았다. 남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30대 이후로도 높은 수준을 유지한 반면 여성의 경우 20세부터 높아지던 경제활동참가율이 27~28세를 기준으로 급감했다. 이후 30대 후반에 들어서 다시 높아졌다가 40대 후반부터 다시 하락하는 ‘M형 곡선’이 나타났다.

자연히 30대 연령층의 성별 간 경제활동참가율 격차가 매우 커졌다. 남성과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 격차는 30세~35세 구간에서 30%p, 35세~40세 구간에서는 약 37%p에 달했다. OECD 회원국의 평균 경제활동참가율을 조사한 결과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던 현상이다.

경력단절의 주요 원인이 출산과 육아인 만큼, 이를 해결하기 위해 보육지원제도의 확충과 육아휴직의 활용도를 높이는 방안이 권고됐다. 한국은행은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가 많은 북미 및 유럽 국가들은 보육 문제로 인한 여성 근로자의 취업 애로가 동아시아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었다”고 밝혔다. 갤럽의 2016년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보육 문제로 취업에 곤란함을 겪었다고 응답한 여성노동자의 비율은 북미와 유럽 지역에서 5% 미만으로 나타난 반면 동아시아에서는 20%대 중반까지 높아졌다.

특히 성별 임금격차와 여성의 경력단절 사이에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면서 문제의 중요성이 더 강조됐다. 남녀 임금격차 비율은 미국‧영국‧독일에서 10%대 후반, 노르웨이와 벨기에에선 5% 미만으로 나타난 반면 한국에선 35%를 넘어선 상태다(OECD, 2014년 자료). 한국은행은 OECD 회원국에 대한 여성 경제활동 참여 결정요인에 대한 회귀분석 결과를 공개하며 “보육 지원과 임금격차 완화가 여성 노동시장 참여를 결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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