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드래프트의 유력 1순위 후보자인 디안드레 에이튼(왼쪽, 애리조나 대학)과 루카 돈치치(오른쪽, 레알 마드리드). <뉴시스/AP/신화>

[시사위크=하인수 기자] ‘3월의 광란’이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미국 대학농구(NCAA) 토너먼트가 개막했다. NBA보다 더 많은 인구가 시청한다는 말이 있을 만큼 NCAA 자체의 인기도 대단하지만, 평소에 대학리그를 보지 않던 NBA 팬들도 이번엔 잠시 채널을 돌려볼 만한 이유가 있다. 오는 여름이면 자신이 응원하는 팀의 유니폼을 입게 될 지도 모르는 ‘예비 NBA 스타’들의 활약상을 지켜보기 위해서다.

물론 선수 지명 순서가 추첨을 통해 결정되는 만큼 마음에 드는 선수를 뽑아올 수 있으리란 보장은 없지만, 하위권 팀의 팬들이라면 기대해볼 만한 근거는 있다. 2011년 드래프트에서 클리블랜드가 2.8%의 확률로 카이리 어빙을 지명한 것과 같은 특이사례를 제외하면 픽 순위는 대개 팀 성적을 따라가기 마련이다. 또한 팀 구성이 어떻든 ‘드래프트는 우선 좋은 선수를 뽑고 보는 것’이라는 불문율을 따를 팀들도 많다. 현재 탱킹 레이스를 펼치고 있는 하위권 팀들 대다수는 코어로 삼을 만한 선수가 부족해 포지션이나 플레이 타입을 가릴 만한 처지가 아니다.

거의 모든 가상 드래프트 사이트는 1순위 지명권을 얻는 팀이 누구든 간에 애리조나 대학의 주전 센터 디안드레 에이튼을 지명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대학리그에서 평균 20.1득점과 11.6리바운드를 기록하고 있는 에이튼은 압도적인 신체능력을 보유한 동시에 3점 슛을 던질 수 있는 슈팅력까지 갖췄다. 비록 NCAA 토너먼트 무대에서 애리조나 대학이 ‘역대급 업셋’을 당하며 1라운드에서 무너졌지만, 이로 인해 에이튼에 대한 평가가 뒤바뀌진 않을 듯하다.

확고부동한 입지를 자랑하는 1순위 지명자와 달리 2픽부터는 춘추전국시대가 열렸다. 물론 다소 앞서있는 선수는 있다. 스포츠 드래프트 사이트 ‘tankathon'은 어느 팀이 2순위 지명권을 거머쥐든 슬로베니아 출신의 루카 돈치치를 선택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고 있는 돈치치는 포인트가드 치고는 매우 큰 198센티미터의 키와 경기당 15.2득점을 올릴 수 있는 득점력을 갖췄으며, 번뜩이는 패스 센스는 다재다능함으로 유명했던 유럽 출신 NBA선수들의 계보를 잇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만 18세의 어린 나이에 소속팀의 에이스로서 유로리그 우승을 경험했다는 것은 미국 대학의 어느 선수도 가지지 못한 귀중한 장점이다. 일각에서는 정상급 센터 마크 가솔을 보유한 멤피스 그리즐리스가 1순위 지명권을 따낼 경우 에이튼 대신 돈치치를 지명할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왔다. 반면 ‘nbadraft.net’은 마빈 베글리 3세를 전체 2순위로, 돈치치는 다소 낮은 6순위로 평가하고 있다.

다소 주목도가 덜했던 미시간 대학의 자렌 잭슨 주니어는 최근 주가가 빠르게 올랐다. 공격력을 앞세운 에이튼·돈치치와 달리 그의 장기는 수비다. 224센티미터에 달하는 양팔 너비를 바탕으로 경기당 3.1개의 블록 슛을 기록하며 림 프로텍터 역할을 완벽히 수행하고 있다. 대다수의 드래프트 사이트는 그가 3순위로 지명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여기에 ‘제 2의 커리’라는 별명을 얻은 트레이 영과 모하메드 밤바, 마이클 포터 주니어까지 오는 2018 드래프트의 ‘빅 7’들은 최근 수년간 가장 많은 기대를 모으는 중이다. 비록 앤써니 베넷과 그렉 오든, 콰미 브라운의 예시에서 알 수 있듯 1순위 지명자가 반드시 NBA에서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높은 지명순위는 신인선수의 가치에 대한 보증서 역할을 톡톡히 한다. 특히 상위 3순위 지명은 선수의 자존심과 연결된 부분인 만큼 어떤 팀이 어떤 선수를 탐내고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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