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인프라코어의 정기 주주총회가 오는 28일 개최될 예정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이날 사외이사 선임의 안을 다룰 예정이다. 문제는 출석률이 저조한 사외이사를 재선임한다는 점이다. 심지어 두산인프라코어의 사외이사들은 저조한 출석률에도 불구하고 높은 연봉을 받고 있다. 독립성이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시사위크=최수진 기자] 기업들의 주주총회가 잇따라 열리고 있는 가운데 두산그룹도 이달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그 가운데 두산인프라코어는 오는 28일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이날 두산인프라코어는 기존 사외이사 재선임 안건과 신규 사외이사 재선임 안건을 다룬다.

문제는 두산인프라코어가 사외이사를 대하는 방식이다. 사외이사의 독립성이 우려될 수준의 보수를 지급하고 있으며, 출석률이 낮은 사외이사를 재선임하고 있어서다. 실제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해 출석률이 63%에 그친 한승수 이사를 재선임할 예정이다. 지난해 그가 받은 보수는 6,340만원이다.

◇ ‘출석률 저조·무조건 찬성’ 사외이사 재선임… 지난해 연봉 6,340만원

두산그룹 계열사로, 기계 장비 제조 사업을 담당하는 두산인프라코어가 오는 28일 제18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이날 사내이사, 사외이사, 감사위원 등의 선임안을 다룰 계획이다. 사외이사직에는 현재 사외이사로 재직 중인 한승수 이사와 윤증현 이사를 재선임하고, 윤성수 고려대학교 교수를 신규 선임할 예정이다.

주목받는 것은 ‘재선임’ 부분이다. 출석률이 저조한 한승수 이사와 윤증현 이사를 재선임하겠다고 발표해서다. 실제 지난해 한승수 이사의 출석률은 63%, 윤증현 이사는 75%의 출석률에 그쳤다. 지난해 열린 8번의 이사회 중 한승수 이사는 5번 참석했으며, 윤증현 이사는 6번 참석했다.

2016년도의 출석률도 높지 않다. 당시 한승수 이사의 출석률은 70%로, 총 10번의 이사회 중 7번을 참석했다. 윤증현 이사는 참석률 90%로 한 차례 불참했다.

출석률과는 달리 이들의 찬성률은 100%였다. 2015년 3월 최초 선임된 이후 3년간 개최된 이사회에서 단 한 차례도 반대하지 않았다. 참석하지 않은 날을 제외하고는 모든 안건에 찬성했다는 뜻이다. 경영진의 거수기 역할을 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까닭이다.

◇ 두산인프라코어 “전문성·독립성 판단한 결과”

두산인프라코어 사외이사의 ‘고액 연봉’ 역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해 사외이사 5명에게 3억1,700만원을 승인했다. 사외이사 한 명당 평균 보수액은 6,340만원이다.

재선임 예정인 한승수 사외이사는 지난해 단 5회의 출석으로 6,340만원의 연봉을 받았다. 회당 1,268만원을 받은 셈이다. 2016년 당시의 연봉은 6,700만원으로, 회당 보수는 957만원 수준이다. 윤증현 이사는 지난해 회당 1,056만원을 받았으며, 2016년에는 회당 744만원을 받았다.

고액의 보수를 받는 사외이사는 비판의 대상이 된다. 사외이사는 경영진을 견제하기 위한 도구로, 제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독립성이 유지돼야 하지만 과하게 높은 보수를 받는 사외이사는 독립성이 결여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두산인프라코어가 사외이사에 제공하는 고액의 연봉이 독립성을 훼손시킨다는 지적이다.

심지어 두산인프라코어가 사외이사에 지급하는 보수는 직원들의 한해 연봉보다 많은 수준이다. 2016년 기준 두산인프라코어 여직원 155명의 1인당 평균 급여액은 4,600만원이다. 이 기간 사외이사에 지급된 보수는 1인 평균 6,700만원이다. 상근 직원보다 2,100만원 많은 셈이다.

두산인프라코어 측은 사외이사 재선임과 보수 등에 대해 전문성과 독립성을 고려했다는 입장이다.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이번에 사외이사를 재선임하는 이유는 경제 분야에서의 전문성이 높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아울러 두산과 관련된 직무를 맡은 적이 없는 독립성도 고려했다. 출석률만 가지고 판단하기 보다는 전문성과 독립성을 본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어 “보수 역시 사외이사의 역할과 그 책임에 맞게 정해지고 있다”며 “합리적으로 책정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두산인프라코어가 재선임 예정인 사외이사들은 모두 이명박 정부 출신 관료들이다. 한승수 이사는 2008년 이명박 정권 당시 국무총리를 역임한 인물이며, 윤증현 이사 역시 2009년 이명박 정권에서 기획재정부 장관을 역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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