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한 견제구가 날로 거세지고 있다. 같은 진영도 예외는 아니다. 대세론이 무너져야 후순위 후보가 역전의 기회가 생기기 때문이다. 치열한 경쟁은 경선 흥행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의 외로운 사투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여론이라는 것은 많이 바뀔 수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1월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주재 외신 대상 기자회견 자리에서 한 발언이다. 신년사를 통해 3선 도전을 시사했던 터라 지지율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을 피할 수 없었다. 그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른바 ‘대세론’이 형성됐다. 하지만 “더 겸손한 태도로 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결승선 통과까지 아직 멀었기 때문이다.

실제 그랬다. 그로부터 두 달여가 지난 지금 대세론은 도리어 공격의 빌미를 샀다. 상대 진영뿐 아니라 같은 진영에서도 타깃이 됐다. 후보 경선에서 결선투표제가 사실상 확정된 만큼 당내 공방이 치열해졌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1차 투표에서 득표율 50%를 넘지 못할 경우 2차 투표에서 후순위 후보가 역전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당 안팎에서도 경선 막판에 ‘반(反) 박원순’ 연대가 결집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 현역 프리미엄 효과만큼 교체율 부담

따라서 서울시장 도전을 공식선언한 박영선·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경선 초반부터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한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박영선 의원은 “박원순 시장의 6년을 1, 2기로 나눴을 때 1기는 잘했지만 2기는 정책면에서 실기했다”고 말했고, 우상호 의원은 “무난하지만 새로울 것이 없는 후보로는 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고 설명했다. 양측 모두 서울의 새로운 변화를 위해 선수교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우상호 의원은 “사심 없이 일할 수 있는 사람이 후보가 돼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서울시장 자리를 대권 디딤돌로 생각해선 안 된다는 얘기다. 일단 박원순 서울시장 측은 무대응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시정에 전념하면서 최대한 현역 프리미엄 효과를 누리겠다는 심산으로 해석된다. 실제 박원순 서울시장은 선거로 인한 공백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을 내세워 출마선언 시기를 내달 중순까지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출마선언 이전 선거캠프는 발동한다. 서울 종로구 안국빌딩에 사무소를 마련하고 정식 개소를 준비 중에 있다. 이곳은 2011년 10·26 보궐선거 때 선거대책본부를 차렸던 인연이 있다는 점에서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각오가 엿보인다. 그를 보좌해온 서울시청 정무직 공무원들은 캠프 합류를 위해 일괄 사퇴를 앞두고 있다. 대표적 인물이 김종욱 정무부시장과 추경민 정무수석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자신의 높은 지지율에 대해 “여론이 많이 바뀔 수 있다”며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뉴시스>

주변에선 때가 늦은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당내 기반이 없는 만큼 조직력 약세가 단점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가장 큰 문제는 현역 교체율이다. 아직까지 표면화되지 않았지만, 당 안팎에선 박원순 서울시장이 현역 프리미엄을 등에 업고 지지율이 높은 것과 반대로 교체지수 또한 높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당장 경선에서 맞붙어야 하는 박영선·우상호 의원에겐 공략지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세론의 값이 혹독하다.

한편, 박원순 서울시장은 선거 최대 변수로 꼽히는 바른미래당 소속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출마에도 높은 지지율을 보였다. 가장 최근에 보도된 중앙선데이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박원순(58.4%) 서울시장은 안철수(30.5%) 전 대표와 양자대결을 하게 될 경우 27.9% 앞섰다. 해당 조사는 입소스코리아가 지난 7일 서울에 거주하는 성인 858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면접을 통해 이뤄졌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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