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부천시 원미구에 위치한 완구기업 손오공 본사 전경. <네이버 거리뷰>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완구기업 손오공이 3년 만에 적자 성적표를 받아든 가운데 수익성 악화의 원인을 두고 업계 의견이 분분하다. 손오공은 손익구조 변동의 핵심 원인으로 ‘매입원가 상승’을 꼽았지만, 회사 측의 설명을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석연치 않은 구석이 나타나서다. 이보단 주력 상품인 ‘터닝메카드’의 인기 하락에 따른 매출 감소, 또 광고비 등을 포함한 판관비가 손오공의 발목을 잡은 게 아니냐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 3년 만에 적자 전환… 원인은 ‘원가’ 때문?

손오공이 적자 전환됐다. 2016년 37억원의 영업흑자와 1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던 손오공은 지난해 119억원의 영업손실과 121억원의 순손실을 떠안았다. 매출 역시 같은 기간 250억 줄어든 1,041억원에 그쳤다. 손오공이 적자 전환된 건 지난 2014년 이후 3년 만이다.

실제 소득이라고 할 수 있는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크게 하락한 원인을 두고 손오공 측은 공시를 통해 ‘매입원가 상승’을 첫 번째 이유로 들었다. 매출은 그럭저럭 선방했지만 회사로서는 불가항력적 요소인 원가 때문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쉽게 말해 제품 판매부진이나 영업력과는 무관하다는 뜻으로 읽힌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손오공 측이 밝힌 손익구조의 변동 원인에 쉽게 수긍하기 힘들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제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지만 외부적 성격이 강한 원가보단, 판매 자체의 감소나 고정비 감축 등 회사 내부의 노력이 부족한 게 아니었냐는 날선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추측이 제기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우선 ‘매출 원가’가 전년 대비 오히려 하락했다는 사실 때문이다. 전체 매출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매출 원가는 손오공의 경우 지난해 938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보다 100억 가량 감소한 규모다. '매입원가'는 그 계산법이 워낙 복잡하고 다양해 재무제표 상에 기입 하지 않는 대신, 매출원가가 이를 대신한다는 점에서 일견 합당한 면이 있다는 평가다.

◇ 매출 감소에도 광고비 늘린 손오공

매입원가보다는 매출 자체의 하락에 더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총매출에서 매출원가가 차지하는 비중, 즉 매출원가율을 통해서도 원가 변동 흐름을 엿볼 수 있는데 손오공의 경우 지난해 전년 대비 10% 가량 증가했다. 비록 매출원가율이 상승하기는 했지만 이 수치가 매입원가와 직결된 건 아닐뿐더러, 앞서 언급한 총매출 감소폭(250억‧20%)에 미치지 못해 수익 감소의 첫 번째 요인이 되기엔 다소 무리가 따른다는 지적이다.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는 가운데서 판관비를 줄이려는 노력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도 지적 사항이다. 손오공이 판관비로 지출한 총금액은 222억원으로 전년 대비 6억원 가량 증가했다. 특히 광고선전비가 5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에서 매출원가를 뺀 매출총이익(102억) 보다 많은 돈이 판관비로 쓰이면서 영업이익이 적자로 바뀌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 같은 내용을 종합해보면 손오공 측이 내놓은 ‘매입원가 상승’은 투자자들이 납득하기에 충분한 설명이 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손오공 측은 뒤늦게 "터닝메카드의 인기가 떨어지게 돼 발주량이 줄어들고 이 때문에 생산수량이 적어져 원가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을 보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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