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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 결국 철수?... 노조, ‘부도 압박’에도 결단 어려운 이유

기사승인 2018.04.17  17:5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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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이 법정관리 데드라인을 사흘 앞두고 노사간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군산공장 폐쇄 철회와 신차 개발, 투명경영 약속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은 추가 인력감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뉴시스>

[시사위크=조나리 기자] 한국지엠과 노동조합이 오는 20일 ‘데드라인’을 앞두고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한국지엠 측은 군산공장 폐쇄 선언 이후 “한국에서 계속 경영을 하고 싶다”는 입장과 달리 법정관리 의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미 한국지엠은 산업은행의 경영자료 제출 요구를 거부하면서 일찌감치 정부의 신뢰를 잃은 상태다.

상황이 촉박하게 돌아가면서 노조에 대한 압박도 심해지고 있다. 노조는 군산공장 폐쇄 철회와 신차 개발, 투명경영 약속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은 추가 인력감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결국 협력업체 사장단들이 서울로 상경투쟁까지 나서며 노조에 대해 결단을 촉구하기에 이르렀다. 당장의 부도 사태는 막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그러나 ‘먹튀’로 악명이 높은 지엠의 사례를 비춰보면 장기적인 경영 보장이 있어야 한다는 게 노조의 입장이다.

◇ 한국지엠, 한국에 남을 이유 없다?

미국 지엠은 한국 외에도 중국과 베트남 등 해외 생산 공장들이 있다. 한국에서 생산을 못해도 차는 만들 수 있다. 지엠이 오는 20일 데드라인을 강조하며 노조와 정부에 각각 노사합의와 추가 지원을 요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데 최근 지엠 측은 오히려 한국을 떠다는 것이 이득이라고 판단한 듯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노사 합의를 강조해온 한국지엠은 제8차 임단협 날짜를 연기하더니, 또 다시 그 전날 CCTV 설치를 요구하며 교섭을 일방적으로 취소했다. 다음날 노조는 예정대로 임단협 장소에 나갔지만 결국 사측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리고 같은날 우연히도 한국지엠의 법정관리를 언급한 댄 암만 GM 총괄사장의 로이터통신 인터뷰가 보도됐다.

논란이 커지자 한국지엠은 8차, 9차 임단협을 빠르게 진행했지만 결국 노조와 접점을 찾지 못한 상황이다. 지난 16일 열린 9차 임단협에서도 카젬 사장은 추가 인력 감축과 관련해 노조가 합의한다면 부도신청을 하지 않겠다고 언급했다. 또 노조가 주장하는 군산공장 문제와 공장별 발전 전망은 차후 논의 사항이라고도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호규 위원장은 “사측이 경영과 관련한 극단적인 이야기를 언론에 이야기하거나 근거 없이 신차종 배정을 이야기하는 것은 한국지엠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한국지엠이 신뢰를 높이고 상생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투명경영 의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 나아가 노사정 교섭을 통해 한국지엠의 장기 지속을 추구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카젬 사장은 노사정 교섭에 대해 실효성을 이유로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노사 합의는 데드라인을 사흘 앞두고 또 다시 연기됐다.

지난 16일 열린 9차 임단협에서도 카젬 사장은 추가 인력 감축과 관련해 노조가 합의한다면 부도신청을 하지 않겠다고 언급했다. <뉴시스>

◇ 깊어지는 노조의 고민... 협력업체까지 압박

상황이 이렇게 되다보니 17일 오전 한국지엠 협력업체 사장단들이 호소문을 뿌리고 서울로 상경투쟁까지 벌이게 됐다. 이들은 호소문에서 “시간이 없다. 분명한 것은 즉각 협상이 마무리 되지 않으면 우리 모두 죽는다”며 “협력업체 30만 근로자들은 직장을 잃어야 한다. 여러분 또한 직장을 유지할 수 없을 것”이라며 노조의 결단을 촉구했다.

노조는 하루빨리 10차 임단협을 열고 끝까지 접점을 찾겠다는 입장이다. 노조 측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협력업체의 일자리 또한 중요한 부분이지만, 사측의 요구를 수용하라는 것은 결국 추가 구조조정을 감당하라는 것”이라며 “이미 2,000여명이 한국지엠을 떠났다. 사측은 계속 합의하라고 하지만 합의 후 한국지엠 측이 한국에서 지속적으로 경영을 할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간 12년 동안 한국지엠 측이 약속했던 것들 대부분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결국 자동차회사에서 중요한 것은 결국 신차를 생산하는 것이다. 그 부분에 대한 약속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해외 사례에서 보다시피 지엠 본사는 해고를 볼모로 정부 지원만 받고 철수한 사례가 많다”면서 “그 부분에 대해 명확히 약속해주면 추가 고통 분담 등에 대해 논의를 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한국지엠 측은 언급을 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 측은 현 단계에서 밝힐 상황은 아니라면서도 최악의 상황까지 고려해 대응방안을 짜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한국지엠의 적자 원인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미국 지엠은 지금까지 1조원 미만을 한국지엠에 투자하고 매년 수천억원의 기술개발비과 대우차 매입에 따른 차입금에 대한 5% 내외의 고리이자, 수백억원의 업무지원비 등을 가져갔다.

이에 한 시민단체는 지난 10년간 한국지엠이 지불한 6조1,721억의 연구개발비를 미국 지엠이 횡령했다며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한국지엠의 연구개발비로 개발한 신차가 한국에서 생산되지 않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한국지엠의 매출원가율(매출액 중 매출원가 비율)도 업계 평균을 크게 웃돈다. 지상욱 바른정당 의원에 따르면 국내완성차 4개사의 평균 매출원가율은 80.1%인 반면 한국지엠은 93.8%에 이른다. 지상욱 의원은 “한국지엠의 매출원가율을 업계 평균으로 맞추면 2조원의 적자가 3조원의 당기순이익으로 변경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조나리 기자 spot@sisaweek.com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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