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정상회담을 위해 만난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모습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첫 만남부터 주요 일정을 모두 생중계하는 것으로 남북 양측이 합의했다. 동선과 경호, 의전 등 세부적으로 합의해야할 사항이 남았지만, 생중계 결정이라는 큰 틀의 합의가 있는 만큼 순조로운 논의가 예상된다.

18일 오후 권혁기 춘추관장은 브리핑을 통해 “실무회담에서 양측은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에서 양 정상 간에 첫 악수하는 순간부터 회담의 주요 일정과 행보를 생방송으로 전세계에 알리기로 합의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권혁기 관장에 따르면, 의전·경호·보도 실무회담은 오전 10시부터 시작해 오후 3시 15분까지 약 5시간 15분에 걸쳐 진행됐다. 북측에서는 김창선 수석대표, 김병호 대표, 김철규 대표, 마원춘 대표, 신원철 대표, 리현 대표, 로경철 대표가 참석했고, 우리측은 김상균 국가정보원 제2차장을 수석대표로 윤건영 국정상황실장, 조한기 의전비서관, 권혁기 춘추관장, 신용욱 경호처 차장이 회담에 임했다.

주요 의제는 ▲남북 정상들의 동선 ▲공동 기자회견 ▲김정숙 여사와 리설주 여사 동반 등이었다. 그 중에서 남북 정상회담 생중계 여부는 가장 중요한 논의사항으로 꼽혀왔다. 그간 우리 측에서 생중계 실시를 요청해왔고, 북측이 내부논의를 거쳐 최종 승낙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로서 남북 정상이 만나는 장면을 편집없는 화면으로 만나볼 수 있게 됐다. 무엇보다 이번 정상회담은 최초로 군사분계선 이남에서 이뤄진다. 동선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걸어서 넘어올 김정은 위원장을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맞이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간 수많은 남북 주요 인사들이 군사분계선을 넘었지만, 그 어느 때보다 상징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

다만 나머지 의제들에 관해서는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상회담 세부일정 다 공개하면 좋겠는데 아직 추가적으로 협의할 게 남아있다”고 했다. 19일 취재진과 만난 청와대 핵심 관계자도 “생중계 외에 추가적으로 밝힐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남북 양측은 정상회담 전까지 각각 한 차례씩 실무회담과 고위급회담을 개최할 예정이다. 임종석 준비위원장이 언급한 정의용 실장과 서훈 국정원장의 방북도 여전히 유효한 카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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