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시각) 열린 포틀랜드와의 플레이오프 1라운드 2차전에서 공격을 성공시키고 표효하는 즈루 홀리데이(11번). <뉴시스/AP>

[시사위크=하인수 기자]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가 절벽 끝까지 몰렸다.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뉴올리언스 펠리컨스에게 0대2로 밀리는 중이다. 무엇보다 홈에서 두 경기를 연달아 내줬기 때문에 상위시드의 자존심에 치명상이 불가피하다.

포틀랜드가 뉴올리언스의 에이스 앤써니 데이비스에게 많은 점수를 허용할 것은 어느 정도 예상된 일이었다. 그럼에도 시리즈 개막 전 대다수의 전문가들이 포틀랜드의 승리를 점친 것은 포틀랜드의 선수 구성이 뉴올리언스보다 훨씬 탄탄하다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포틀랜드의 자랑인 데미안 릴라드‧C.J.맥컬럼 듀오가 뉴올리언스 가드진에게 압도당한 것은 계산 밖이었다.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엎은 주인공은 뉴올리언스의 주전 가드 즈루 홀리데이. 홀리데이는 그동안 고액연봉(2017/18시즌 2,568만달러, 2022/23시즌에는 2,700만달러)에 비해 부족한 경기력으로 팬들의 비난을 샀지만, 그가 최근 보여주고 있는 경기력은 말 그대로 돈이 아깝지 않은 수준이다. 1차전 21득점, 2차전 33득점을 몰아넣는 동안 턴오버는 단 4개에 불과했으며, 원래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던 수비력도 여전하다. 엘빈 젠트리 감독은 2차전이 끝난 후 “홀리데이보다 좋은 ‘투웨이 플레이어(공격과 수비에 모두 능한 선수)’가 있다면 말해보라”며 강한 신뢰감을 드러냈다.

반면 포틀랜드는 데미안 릴라드가 극도의 야투 부진에 빠졌다. 릴라드는 1차전에서 23개의 슛을 던져 단 6개만을 성공시켰으며, 2차전에서도 3점 슛 7개를 시도해 6개를 놓쳤다. 실력적으로든 상징적으로든 의심의 여지가 없는 포틀랜드의 리더인 데미안 릴라드가 제 실력을 보이지 못하자 포틀랜드의 전체 분위기도 가라앉았다. 릴라드가 이번 시즌 NBA 퍼스트팀 입성이 유력할 정도로 뛰어난 활약을 펼쳤기 때문에 더욱 아쉬운 결과다.

포틀랜드와 뉴올리언스의 다음 경기는 한국시각 20일(금요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포틀랜드가 적진에서 반격하기 위해선 릴라드의 부활이 반드시 필요하다. 릴라드가 뉴올리언스의 홈구장 스무디킹 센터에서 자신의 가치를 입증해 보이느냐에 포틀랜드의 1년 농사가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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