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업계가 중국과의 수주경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국내 조선업계의 수주낭보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해양플랜트 수주 소식은 잠잠하다. 중국발 저가공세 앞에 속수무책으로 일감을 놓치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 조선업계에 따르면, 브리티시 페트롤리엄이 발주한 해양플랜트를 중국 코스코·프랑스 테크납FMC 컨소시엄이 수주했다. 우리나라의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도 수주전에 뛰어들었으나 고배를 마셨다.

해당 해양플랜트는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FPSO)로, 높은 기술력이 요구되고 규모 또한 크다. 건조만 원활하게 마칠 경우, 상당한 수익도 가져다줄 수 있다.

뛰어난 기술력에 더해 많은 경험까지 갖춘 국내 조선업계가 이번 수주전에서 고배를 마신 이유는 가격경쟁에서 밀려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이러한 양상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프랑스 CMA-CGM이 발주한 2만2,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역시 중국에서 가져간 바 있다. 더욱이 이번 FPSO의 경우 중국업체가 처음으로 수주한 것이다. 높은 기술력이 요구되는 해양플랜트까지 중국에게 빼앗기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 조선업계는 과거 해양플랜트로 쏠쏠한 수익을 거뒀으나, 저가수주의 늪에 빠져 큰 손실을 보기도 했다. 중국과의 가격경쟁에서 적극적으로 나서기 힘든 이유다.

만약 이러한 추세가 지속될 경우, 중국 조선업계는 가격경쟁력 뿐 아니라 기술력과 경험까지 갖추게 된다. 우리 입장에선 부담스러운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선박 수주에 있어서는 좋은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으나, 해양플랜트 부문은 아직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라며 “장기적 관점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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