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공사가 24일 국가정보원 산하 연구소 연구위원직에서 자진사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뉴시스>

[시사위크=김민우 기자]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공사가 24일 국가정보원 산하 연구소 연구위원직에서 자진사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태 전 공사의 사퇴가 저서 출판기념회에서 북한을 비판하자, 곧바로 북한을 비롯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도 태 전 공사를 비난한지 약 일주일 만에 벌어지면서다.

태 전 공사는 전날 '중앙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오늘 날짜부로 제가 몸담아온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직을 사직했다"며 "왜 사직하게 됐는지는 차후 남북관계가 평가할 것이란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아울러 "누가 뭐라 한 게 아니라 제가 자진해서 사퇴한 것이란 점, 독자적인 판단과 결심에 스스로 사직한 것이란 점을 강조해달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앞서 태 전 공사는 지난 14일 국회에서 저서 '태영호 증언-3층 서기실의 암호' 출판기념 강연 및 기자간담회를 열고 "김정은은 결코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완전한 비핵화를 '환상'으로 규정했다.

그러자 북한은 '천하의 인간쓰레기'라고 태 전 공사를 비난했고, 민주당 의원 일부도 '대북 적대행위'라고 비판한 바 있다.

정치권에서는 태 전 공사의 이번 사퇴 등 대북관계에서 지나치게 북한의 눈치를 본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권성주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태 전 공사의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비판, 경험에 기반한 북핵에 대한 사실적 증언, 그래서 이 정부가 그의 입을 막은 것이라면 평화에 대한 망상으로 건강한 균형을 깨는 대단히 위험한 현상"이라고 밝혔다.

권 대변인은 "판문점 선언 후 북한의 일방적 고위회담 취소 통보와 방북 기자 명단 접수 거부 등, 우리 정부가 지나치게 북한 눈치를 보며 끌려가는 것 아닌가라는 우려 속의 태 전 공사 사퇴"라며 "태 전 공사가 사직배경을 두고 남긴 '차후 남북관계가 평가할 것'이라는 말에 찜찜함과 우려가 앞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근거 없는 평화주의로 평화는 오지 않는다"라며 "정부는 야당과 전문가의 북한에 대한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고, 대화와 견제의 균형을 견지해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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