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가 새로운 사업 추진으로 보다 젊어지고 있다. 사진은 이달 초 코엑스에서 열린 ‘아트토이컬쳐 2018’ 스푼즈 부스.<엔씨소프트 제공>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국내 1세대 게임사 엔씨소프트가 변신 중이다. 게임을 넘은 다양한 콘텐츠로 젊은 층과 감성을 공유하고, 인공지능(AI) 등 신기술 개발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국내 게임업계의 맏형인 엔씨소프트는 1998년 PC온라인게임 리니지로 온라인게임의 대중화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리니지2를 비롯해 아이온, 블레이드앤소울 등 대작 MMORPG를 꾸준히 선보여 왔다.

그 중 최고의 IP(지식재산권)로는 단연 리니지다. 리니지는 올해 서비스 20주년을 맞은 대한민국 대표 장수게임으로, 최대 동시접속자 22만명, 누적매출 3조원 돌파 등의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또 사회적으론 ‘린저씨’(리니지를 즐기는 아저씨의 준말)라는 용어를 탄생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흥행에 성공한 타이틀 대부분이 MMORPG 장르라는 점, 그리고 30~40대 유저층이 많다는 점 등은 엔씨소프트에게 ‘발걸음이 무거운 게임사’라는 이미지를 심어줬다.

2016년 9월 열린 피버페스티벌 공연현장.<엔씨소프트 제공>

◇ 모바일게임·캐릭터 사업·축제 등으로 젊은층 공략

변화가 본격적으로 감지된 건 수년 전부터다.

엔씨소프트는 재작년부터 모바일게임을 시장에 내놓으며 변화를 꾀했다. 리니지 레드나이츠, 리니지M, 파이널블레이드, 아라미 퍼즈벤처, 프로야구 H2, 팡야 모바일 등 다양한 장르의 모바일게임을 출시했고, 이는 유저 층이 보다 다양해지는 결과를 얻었다.

또 2016년부터 문화축제 'FEVER FESTIVAL(피버페스티벌)'을 개최해 게임 이용자를 넘어 남녀노소 다양한 사람들과 즐거움을 나누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피버페스티벌은 엔씨소프트가 개최하고 국내 최정상 아티스트들이 참가하는 문화축제다. 지난해 9월 서울광장에서 열린 이 행사에는 관객 3만 명이 도심 속 축제를 함께 즐겼다.

그 외 젊은 세대와 교감할 수 있는 '블레이드&소울' e스포츠를 2013년부터 매년 개최 중이다.

올해는 젊은층 공략을 위해 또 다른 변화를 꾀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4월 새로운 캐릭터 브랜드 '스푼즈'를 공개하고 이달 초 코엑스에서 열린 ‘아트토이 2018’에도 참가했다.

스푼즈는 엔씨소프트의 게임 캐릭터에서 모티브를 얻어 새롭게 만든 캐릭터 브랜드다. 총 5종의 아기자기한 캐릭터(비티(BT), 신디, 디아볼, 핑, 슬라임)로 구성된다. 가상의 섬 '스푼아일랜드'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아트토이 2018’에서 국내 아트토이 작가인 쿨레인, 핸즈인팩토리가 제작한 피규어와 디오라마(입체 모형)를 전시해 관람객들의 시선을 모았다.

현재 스푼즈이모티콘은 카카오톡, 라인, 위챗, Path 등 다양한 모바일 메신저에서 지원되며, 중국, 인도네시아 등 해외에서 누적 다운로드 1,000만 건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3월 판교 엔씨소프트 R&D센터에서 열린 ‘NC AI 미디어 토크 행사에서 이재준 AI 센터장이 발표하는 모습.<엔씨소프트 제공>

◇ 엔씨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원천기술'

게임사이자 기술업체인 엔씨소프트는 원천기술 개발에도 역량을 기울이고 있다. 엔씨소프트 판교R&D센터의 근무인력(3,206명) 중 68%(2,166명)는 연구개발 종사자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들의 지난해 R&D비용은 매출대비 약 20%에 달한다.

또 인공지능(AI)에 대한 연구개발도 선도적으로 추진 중이다.

엔씨소프트는 2011년 AI TF를 시작으로 2012년 AI랩, 2016년 AI센터로 확대했다. 현재 AIoNLP센터에서 게임AI랩, 스피치랩, 비전TF, 언어(Language)AI랩, 지식(Knowledge)AI랩 등 총 5개의 기술 영역을 연구 중이다. AIoNLP센터에는 100여명의 전문 연구 인력이 김택진 대표 직속 조직에 속해 근무하고 있다.

향후 엔씨소프트는 AI 전문 연구 인력의 육성과 더불어 연구개발에 투자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재 우수 인재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서울대, 카이스트 등 국내 AI 관련 연구실 12곳과 긴밀한 연구협력을 진행 중이며, 올해 초에는 자연어처리 분야의 국내 최고 권위자인 임해창 전 고려대학교 컴퓨터학과 교수가 NLP센터에 자문교수로 합류했다.

엔씨소프트는 “AI에 대한 지속적인 R&D를 통해 다방면에 적용할 수 있는 원천 기술을 확보할 것”이라며 “AI를 통한 새로운 가치 창출을 위해 투자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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