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사진 왼쪽) 자유한국당·안철수(사진 오른쪽)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 측에서 '야권후보 단일화' 조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지만, 양당 대표들의 반발로 사실상 무산된 모양새다.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6·13 지방선거 서울시장 야권후보 단일화가 결국 군불때기에 그칠 전망이다.

김문수 자유한국당·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는 당초 ‘야권후보 단일화 가능성’을 일부 열어놓고 있었다. 야권후보 단일화를 두고 양당 실무진도 가동해 물밑 협상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양당 대표들이 나서서 야권후보 단일화를 직접 부정하자 양당 후보들도 입장을 선회했다. 사실상 야권후보 단일화가 무산된 셈이다.

김문수 후보는 "안철수 후보가 박원순 서울시장을 만든 일등 공신이었으나 7년이 지나니 박 시장이 (당선되면) 안 되겠다고 이야기했고, (안 후보도) 박 시장이 (3선에 성공하면) 안된다는 점에서 생각이 같다”라고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뒀다. 안철수 후보도 “절반이 넘는 야권 성향 유권자들이 하나의 야권 후보를 바라는 마음을 이해한다”면서 야권후보 단일화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양당 차원에서도 야권후보 단일화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중앙선거대책위원장은 25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서울시장 단일화 논란에 대해 “지금 진행되고 있다”며 “이 정부의 오만과 독선을 견제하는 도구로서 단일화는 필요하다. (단) 안철수 후보가 중심이 돼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 ‘양당대표 반대’에 후보마저 ‘원론적 입장’... 사실상 무산

한국당·바른미래당은 김문수·안철수 서울시장 후보들이 ‘야권후보 단일화’ 가능성을 언급한 데 대해 “있을 수 없다”며 일축했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25일 “단일화는 이념과 정책이 유사한 후보끼리 시너지 효과를 위해서 하는 것”이라며 “단일화를 하려면 박원순(민주당)·안철수(바른미래당)가 단일화를 하는 것이 맞지, 왜 이념과 정책이 다른 김문수 후보와 단일화 운운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박주선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도 같은 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야권 후보 단일화에 대해 “국정농단 책임이 있는 한국당과 그 대안세력으로서 역할을 해야 할 바른미래당 사이에 연대·연합이라는 건 있을 수 없다”라고 후보 단일화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어 “(김문수 후보) 본인이 불리하기 때문에 철수하는 것을 갖고 당대 당 차원에서 연합이나 연대라고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고 사실과 다른 이야기”라고 확대해석도 경계했다.

이 같은 양당 대표들의 입장에 대해 김문수 후보 선거캠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인 김용태 한국당 의원은 25일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후보께서 (야권후보 단일화에 대해) 뜻이 없다고 하니까 쉽지 않을 것 같다”며 “(후보) 단일화는 당에서 할 일이 아니라 후보 자신이 결심해야 하는데 후보 입장에서 (단일화는) 전혀 생각이 없다고 하니 주변에서 안타까워 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반면,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는 25일 “단일화는 후보자가 하는 게 아니라, 유권자분들이 가능성이 많은 후보에게 지지를 모아주셔야 된다. 높은 지지를 한 후보가 받아서 다른 후보가 포기하거나 투표를 해 한 후보에게 모아주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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