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김용 세계은행 총재와 청와대에서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북미정상회담 취소로 전 국민이 충격에 빠진 가운데, 청와대는 북미정상회담 관련 발언을 자제하면서 냉정함을 유지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문재인 대통령도 예정된 공식일정을 차분히 수행했다.

25일 오전 김용 세계은행 총재와 만난 문재인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때 뵀었는데 청와대에서 따로 만나는 시간을 갖게 돼 아주 좋다”며 “한국은 아프리카의 경제 개발에 대해 더 적극적으로 기여할 뜻을 가지고 있다. 특히 총재가 강조한 사람에 대한 투자, 이 부분에 대해 한국의 경험을 공유하면서 적극적으로 협력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세계은행은 2030 청년 지원사업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주 관심사에는 청년실업 등 청년문제가 포함돼 있어, 세계은행과 긴밀한 협조를 한다는 방침이다. 김용 총재는 “한국은 무엇보다 사람에 대한 투자를 굉장히 중요시 한 점을 높이 산다”고 화답했다.

다만 비핵화 협상과 관련된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은 나오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해외정상급이나 주요 인사들과의 접견에서 빼놓지 않고 ‘북핵 평화적 해결’에 대한 지지를 당부했었다. 북미정상회담이 무기한 연기되는 등 엄중한 상황인 만큼,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NSC 상임위원회를 개최해 상황관리에 나섰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열고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NSC 상임위원회 회의가 개최됐다”며 “상임위 위원들은 현재 상황을 평가하고, 북미 정상 간의 직접적인 소통이 필요하다는 점을 확인하였으며 이를 위해 필요한 노력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특히 “상임위 위원들은 우리 정부가 4.27 ‘판문점 선언’에 따라 남북 관계 개선 노력을 계속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며, 이러한 노력이 북미 관계 개선 및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계기를 만드는데 기여할 것이라는 점에 의견을 같이 했다”며 북미정상회담 취소와 관계없이 남북대화와 협력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한편 미국 측은 북미정상회담 취소발표 직전 조윤제 주미대사를 통해 우리 측에 알려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문재인 대통령에게 빨리 알려드리라”는 전언과 함께 취소내용이 대사관에 전달됐다. 조 대사는 관련 내용을 접하고 바로 청와대에 보고 했으나, 그 과정에서 약간의 시차가 발생했던 것으로 청와대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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