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엔에프 테크놀로지는 지난해 3,87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17% 가까이 성장했다. 영업이익도 453억4,856만원을 달성했다. 그런데, 같은 기간 직원들의 1인당 평균 연봉은 감소했다. 반면 지용석 이엔에프 테크놀로지 회장의 급여는 크게 증가했다. <이엔에프 테크놀로지 홈페이지>

[시사위크=최수진 기자] 우리 사회는 일자리 양극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나서고 있다. 비정규직을 감축하자는 분위기다. 비정규직으로 채용된 근로자들에 대한 차별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 역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고용노동부의 국정과제다.

그런데, 반도체 산업에 속하는 ‘이엔에프 테크놀로지’는 최근 3년간 비정규직 채용을 이어오고 있다. 비율도 줄이지 않고 있다. 또한, 지난해 실적이 늘었지만 직원들의 급여는 감소했다. 증가한 것은 지용석 회장의 보수뿐이다.

◇ 돈 잘 버는 반도체 관련 기업… 비정규직은 3년 내내 ‘13%’ 유지·직원 급여는 ↓

이엔에프(ENF) 테크놀로지는 2000년 설립된 중견기업으로, 반도체·디스플레이의 전자재료인 프로세스케미칼을 제조, 판매하고 있다. 반도체 산업에 해당하는 기업이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에도 반도체 재료업체 회원사로 소속돼 있다.

이엔에프 테크놀로지는 반도체 관련 연구개발 분야도 주력하고 있다. 기업을 성장시키기 위해 지속적으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대체아이템을 개발하고 신규아이템을 추가하는 등 꾸준히 개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성과도 좋다. 최근 3년간 매출, 영업이익 등은 모두 꾸준히 증가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이엔에프 테크놀로지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3,870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17% 가까이 성장했다. 영업이익 역시 453억4,856만원으로, 전년(450억8,110만원) 대비 소폭 증가했다.

향후 기업 성장 전망도 좋은 편이다. 국내 시장에는 세계 최대 반도체 제조사인 삼성전자 및 SK하이닉스 등이 사업을 지속하고 있는 만큼 이엔에프 테크놀로지가 소속된 반도체 재료 시장의 성장률도 견조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서다. 디스플레이 산업 역시 OLED 부문의 투자가 확대되고 있어 재료 사용량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 이엔에프 테크놀로지 “특정 직무는 비정규직… 지난해 급여는 비정기급 감소”

이엔에프 테크놀로지의 비정규직 비율은 2015년 이후 줄곧 13%대다. 직원 급여는 지속 감소세다. 반면 지용석 회장의 지난해 보수는 7억원 이상으로 확인됐다. 전년 대비 25% 이상 증가한 수치다. 사진은 지용석 이엔에프 테크놀로지 회장의 모습. <이엔에프 테크놀로지 홈페이지>

그런데, 내부 상황은 다르게 돌아가는 모양새다. 비정규직은 최근 3년 내내 13%대를 유지하고 있으며, 직원 급여는 전년 대비 감소해서다. 심지어 같은 기간 지용석 이엔에프 테크놀로지 회장의 보수는 크게 증가했다.

이엔에프 테크놀로지의 비정규직 비율은 2015년 이후 줄곧 13%대다. 지난해만 살펴봐도 그렇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직원 386명 가운데 비정규직이 51명이다. 비율은 13%다. 이엔에프 테크놀로지는 2016년에도 전체 직원 356명 가운데 49명을 비정규직으로 채용한 바 있다. 당시 비율도 13%다.

문재인 정부는 차별받는 일자리를 없애기 위해 비정규직 저감 정책을 최우선 과제로 시행하고 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는 우리 사회의 중요한 문제로 꼽힌다. 공공기관뿐 아니라 민간의 다양한 기업들이 비정규직을 감축하기 위해 노력하는 상황에서 이엔에프 테크놀로지의 행보는 아쉬움이 남는다. 개선 의지가 없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어서다.

직원들의 연봉까지 감소했다. 지난해 말 기준 직원들의 1인평균 연봉액은 4,055만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4.6% 줄어든 수치다. 이엔에프 테크놀로지의 직원 연봉은 2015년 이후 지속 감소세다. 같은 기간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하는 것과는 대조되는 셈이다.

반면 지용석 이엔에프 테크놀로지 회장의 보수는 증가했다. 지난해 지용석 회장이 받아간 급여는 7억2,833만원이다. 2016년(5억8,219만원) 대비 25% 급증했다. 자사 직원들의 연봉는 감소하고, 비정규직은 줄지 않는 상황에서 지용석 회장의 급여만 크게 오른 것이다.

심지어 지용석 회장은 지난해 이엔에프 테크놀로지로부터 현금배당까지 받아갔다. 보통주 1주당 100원의 현금배당을 시행했으며, 이에 따라 100만주(2017년 12월 기준)를 보유한 지용석 회장은 1억원의 현금배당을 받았다. 종합해보면 지난해 지용석 회장이 이엔에프 테크놀로지에서 가져간 금액은 총 8억원이 넘는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이엔에프 테크놀로지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특정 직무에 대해서는 정규직이 아닌 비정규직으로 채용하고 있다”며 “해당 직무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직원들의 급여가 감소한 것은 비정기적 급여가 줄어서다”며 “정기적으로 나가는 급여가 아닌 상여금같은 부분이 감소했다. 지용석 회장의 보수가 증가한 것에 대해서는 말하기 어렵다. 임원 보수 문제라 그렇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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