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국회의원 서울 송파을 재보궐선거 후보 공천 논란이 25일 박종진 후보로 결정되면서 일단락됐다. <뉴시스>

[시사위크=김민우 기자] 바른미래당 국회의원 서울 송파을 재보궐선거 후보 공천 논란이 박종진 후보로 결정되면서 일단락됐다.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와 박주선 공동대표 등이 추진했고, 손학규 위원장이 수용했던 '손학규 전략공천'이 '경선 1위자 공천'이라는 원칙을 넘지 못한 셈이다.

송파을 논란이 일어난 배경은 당내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간 계파갈등이라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송파을 경선을 결정하고, 박종진 후보가 여기서 1등을 했음에도 당 최고위의 절반인 국민의당 출신 최고위원 4명이 박 후보 공천을 반대하면서다. 이들은 박 후보가 아닌 손 위원장의 전략공천을 요구해왔다.

지난 23일까지만 해도 당사자인 손 위원장이 '송파을 불출마' 의사를 전하면서 박 후보 공천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하지만 이튿날인 전날 돌연 '출마하겠다'고 입장을 선회하면서 논란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유승민 공동대표는 전날 최고위 회의를 앞두고 "무원칙 전략공천은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고, 지상욱 정책위의장이 "이는 유권자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 직을 걸고 막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정운천·하태경 최고위원 등 바른정당 출신 최고위원도 '손학규 전략공천'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대강 대치가 이어지면서 최악의 경우 송파을 무공천 가능성마저 제기됐다. 유 대표는 전날 최고위 무산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무공천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모르겠다"라고 '무공천은 없다'고 확신하지 않으면서다.

결과적으로 이같은 당 내홍을 손 위원장이 결자해지했다. 손 위원장은 25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당이 걷잡을 수 없는 혼란과 분단의 위기로 치달아 송파을 재선거에 출마할 생각을 접겠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잠시나마 염려를 끼쳐드린 유승민 공동대표와 박종진 후보에게 진심으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송파을 선거의 승리를 위해 저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본연의 임무인 중앙선대위원장 및 서울시장 선대위원장에 충실하겠다고 말했다.

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이 4월4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본관 앞에서 6.13지방선거 서울시장 출마선언에 앞서 박주선 공동대표와 대화 하고 있다. <뉴시스>

◇ 손학규 전략공천, 명분과 근거 충분했나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를 비롯해 국민의당 측 인사들이 '손학규 전략공천'을 주장한 근거의 핵심은 '박종진 후보는 송파을에서 3등 후보이기에 이길 수 있는 후보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안 후보는 여러 차례 "저는 계속 원칙을 말씀드리고 있다. 가장 득표력 있는 후보를 공천해달라고 한 것"이라며 "그건 서울시장 후보로서 당연한 요구 아니겠나"라고 피력했다.

박주선 공동대표도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송파을 후보가 지지를 받지 못하게 되면 그 지역에서의 안 후보에 대한 지지도 역시 얻기 어렵지 않느냐, 이런 전략이고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여론조사 결과가 아무리 높게 나와서 1위를 했다고 할지라도 본선에서의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이 되면 정당에서는 공천을 목표하고 있는 측이 당선이 가능한 사람을 선택하는 것"이라며 "그것이 바로 전략공천이고 당헌에 규정이 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손 위원장의 본선 경쟁력은 증명이 되는 것일까.

이에 대해서는 누구도 객관적인 데이터나 속시원한 설명을 해주고 있지 않다. 특히 박종진 후보가 3등으로 나온 여론조사는 믿으면서 안 후보가 3위로 나오는 여론조사는 납득하지 못하는 이중잣대마저 보인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손 위원장은 이날 오전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안철수 후보가 3위로 나오는 것은 여론조사가 분명히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박 후보가 3등으로 나오는 여론조사에 대해서는 "당이나 이런 데서 가장 정확하게 한 것이 그렇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표도 "이 지역은 다행히 손 위원장 같은 분이 대안으로 떠오를 수 있고 송파 지역 유권자의 성향과 그동안의 투표 경향을 볼 때 가능성이 훨씬 높다고 판단한다"고만 말했다.

또한 "송파을에서 의원직을 잃었던 최명길 전 의원도 현재 분위기를 전하면서 반드시 후보교체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여러 번 저희 당에 요청해왔다"고 부연했다. 최 전 의원은 지난해 대선 때 민주당을 탈당하고 국민의당에 합류한 인사다.

앞서 바른미래당 출범 이전 국민의당은 바른정당과의 통합 정당성을 주장하기 위해 당에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를 언론에 공개하며 당내 중재파 및 반대파를 설득하는 도구로 사용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같은 여론조사도, 어떠한 데이터도 국민의당 측에서 제시하지 않으면서 논란을 키웠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박종진 후보도 이와 관련, "여론조사든 당내 경쟁력이든 객관적으로 인정할 수 있는 데이터로 돌리자고 수십번 얘기했는데 왜 다 거부하고 이제와서 경쟁력 이야기를 하는가"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한편 우여곡절 끝에 송파을 공천 문제를 매듭지은 바른미래당은 당력을 집중해 오는 6월 지방선거 승리를 다짐하는 분위기다.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우리 당에는 직전 대선후보 두 명이 있고 통합한지 3개월 밖에 되지 않았기에 전국 선거를 맞아 공천과정이 힘든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손 위원장의 선당후사 정신을 존중하며 지도부가 대화로 합의를 이뤘다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천과정에서 지도부가 결국 통합하고 합의를 이뤄냈기에, 당력을 집중해서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와 같이 힘을 모으면 분명히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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