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무부가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ZTE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기로 ZTE와 합의했다. ZTE는 미국에 10억달러(약 1조700억원)를 벌금으로 납부하고, 결제대금계좌(에스크로)에 보증금 성격의 4억달러(4,300억원)를 예치해야 한다.

[시사위크=최수진 기자] 중국 제조사인 ZTE가 미국 기업과의 거래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미국 상무부는 ZTE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기로 ZTE 측과 합의했다. 벌금을 내고, 경영진을 교체하는 조건이다. 다만, 완벽한 상황은 아니다. 소식이 발표되자 미국 의회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제재가 계속될 가능성도 존재한다는 의미다.

8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가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ZTE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기로 ZTE와 합의했다. ZTE는 미국에 10억달러(약 1조700억원)를 벌금으로 납부하고, 결제대금계좌(에스크로)에 보증금 성격의 4억달러(4,300억원)를 예치해야 한다.

또한, ZTE는 30일 이내로 경영진 및 이사회도 교체한다. 회계감사부서 성격의 미국 측 인력도 ZTE에 배치된다. 해당 인력은 미국 상무부가 선정하며, 보수는 ZTE에서 지급한다. ZTE는 향후 10년간 해당 인력을 보유해야 한다.

ZTE가 미국의 요구를 들어주는 조건으로 미국에서의 제재가 해제됐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지난 4월 ZTE와 미국 기업이 향후 7년간 거래를 금지하도록 명령한 바 있다. ZTE가 북한·이란 등에 대한 수출 금지령을 위반하고 거래를 했다는 이유였다. 제재 결정 두 달 만에 합의에 성공한 셈이다.

그러나 긍정적인 상황은 아니다. 미국 상무부가 ZTE 제재를 해제한다는 소식이 발표되자 미국 의회가 즉각 제동을 걸고 나섰기 때문이다.

톰 코튼 공화당 상원의원 및 크리스 밴 홀런 민주당 상원의원은 이날 ZTE 제재 해제 합의를 무력화하는 국방수권법(NDAA) 수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수정안에는 ZTE에 대한 제재를 원상 복구하는 내용뿐 아니라 또 다른 중국 제조사인 화웨이까지 제재 대상에 포함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미국 정부 및 관계 부처, 기관 등은 중국 제조사인 ZTE, 화웨이 등으로부터 통신장비를 구매할 수 없다는 내용도 포함된다. 아울러 이들 제조사에 정부 대출이나 보조금을 지원하는 것을 금지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해당 법안이 통과되면 중국 입장에서는 상황이 더 악화된다. ZTE뿐 아니라 글로벌 제조사 3위에 해당하는 화웨이까지 미국 기업과의 거래가 중단되면서 중국 ICT산업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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