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이 각종 악재와 구설수로 시름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타이어뱅크가 심란한 처지에 몰렸다. 타이어 유통 전문업체로 승승장구를 해왔으나 지난해부터 각종 악재가 꼬이면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다. 지난해 탈세 혐의로 오너인 김정규 회장이 재판에 넘겨진 가운데 최근에는 매장 내에서 ‘CCTV 감시 논란’까지 불거졌다. 이에 타이어뱅크 측은 본사의 지사와는 무관한 일로,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 탈세 재판부터 매장 내 구설수까지 '이중고' 

타이어뱅크는 김정규 회장이 1991년 설립한 국내 최초 타이어유통 전문기업이다. 그는 타이어 공장→물류센터(지점)→총판→대리점→카센터→소비자로 전달되는 6단계 타이어 유통형태를 공장→타이어뱅크→소비자로 이어지는 3단계로 축소하면서 타이어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현재 타이어뱅크는 전국에 40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을 정도로 성장했다.

하지만 회사는 성장 가도를 달리는 반면, 안팎에서는 여러 악재와 잡음이 속출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회사 오너인 김정규 회장의 탈세 혐의로 기소된 것은 회사의 경영 신뢰도에 생채기를 냈다. 김 회장은 판매대리점 명의를 위장해 종합소득세 80억 원을 탈세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바 있다. 올초에는 본사 사옥 건물 시공에 참여한 하도급 업체와의 공사비 미지급 분쟁으로 구설에 올랐다.

여기에 최근에는 매장 내 CCTV 감시 논란이 불거져 당혹스런 상황에 직면했다. 18일 YTN는 타이어뱅크 매장 내에서 CCTV로 직원들을 감시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내부 직원들의 폭로를 보도했다.

해당 매체에 따르면 타이어뱅크 점주와 직원들은 출근부터 퇴근 직전까지 관리자들로부터 CCTV 감시에 시달린다고 주장했다. 일하는 도중 쉬거나 자리를 비울 때면 지부장(관리자)에게 경고 연락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지부장이 보낸 메시지가 담긴 모바일 메신저 단체 대화방에서는 이같은 정황이 포착됐다. 직원이 쉬는 모습이 담긴 매장 CCTV 화면을 단체 대화방에 올리며 “여기가 피씨방이냐”며 다그치거나 불꺼진 매장 CCTV 사진을 올리며 “퇴근 보고 없이 매장을 닫았다”며 질책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특히 이같은 업무 감시는 김정규 회장이 방문할 때면 더 극심해졌다는 폭로도 이어졌다.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 2016년에는 매장에서 무전기를 차고 일하라는 지시까지 있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 점장과 직원들은 근무시간 내내 사적인 대화까지 엿듣겠다는 의도가 아니었겠냐며 의심했다. 이외에 깐깐한 출근 인증을 요구하는 등 업무 감시가 극심했다는 주장도 있었다.

◇ 타이어뱅크 "매장 개별사업주 관리 소관, 본사와 무관" 

이에 대해 타이어뱅크 측은 본사와는 무관한 사안이라며 선을 긋고 있다.

타이어뱅크 관계자는 “각 영업매장은 개인사업자들이 본사와 위수탁계약을 맺고 독자적으로 경영하는 시스템”이라며 “본사는 매장과 시설을 제공하면 각 사업자들이 개별적으로 경영을 하는 구조다. 이에 본사가 각 매장 경영에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기 때문에 이번 논란과 무관하다”고 말했다. CCTV를 통한 업무 감시를 지시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이같은 일이 있는지도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각 지점을 관리하는 지부장 역시 본사 직원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타이어뱅크에 따르면 지부장은 각 개별사업주들이 만든 사업주연합회를 통해 선출된다. 지부장들은 본사와 교섭하거나 사업주와 본사 간 의사소통 창구 역할을 맡는다. 해당 지부장들의 월급은 사업주 연합회 소속 사업자들이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타이어뱅크 관계자는 “전혀 몰랐던 내용이었기 때문에 당혹스러운 마음”이라며 “정확한 내용부터 파악한 뒤 대책을 논의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논란의 진위 여부와 무관하게 기업 평판에는 또 다시 생채기가 불가피하게 됐다. 타이어뱅크는 올 상반기 금호타이어 인수전 참여로 깜짝 주목을 받았던 회사다. 하지만 속출하는 구설수로 기업 대외 신인도는 갈수록 흠집이 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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