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내부에서 지방선거 패배 이후 내홍 극복 방안으로 '중진의원 2선 후퇴'가 요구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자유한국당 내부에서 6·13 지방선거 참패를 이유로 ‘중진 2선 후퇴’ 압박이 일고 있다.

20일 한국당에 따르면 2선 후퇴를 선언한 중진은 서청원(8선)·김무성(6선) 의원 등 2명이다. 이외에도 4선의 김정훈 의원도 지난 19일 입장문을 내고 “적절한 시기에 책임있는 정치적 입장을 밝히겠다”라며 2선 후퇴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향후 혁신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서 인적 쇄신을 단행할 경우 추가로 ‘2선 후퇴’를 선언할 당 중진들이 늘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김성태 권한대행은 지난 15일 지방선거 패배 이후 처음 열린 비상의원총회에서 “우리 당이 처한 정치 생태계와 관습 등을 다 바꿔내야 새로운 세력이 나타나고 새로운 도전이 가능하다. 물러날 분들은 뒤로 물러나고 확실한 세대교체를 이뤄야 한다”라고 중진 후퇴를 압박했다.

초선 의원들도 중진 의원들을 향해 ‘2선 후퇴’ 압박에 나섰다. 정종섭·김순례·이은권·성일종 의원은 지난 1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10년 보수정치의 실패에 책임있는 중진은 정계를 은퇴하고 자유한국당을 제대로 이끌지 못한 중진은 당 운영 전면에 나서지 말라”면서 중진의원 2선 후퇴를 압박했다.

이들은 중진 의원 2선 후퇴 압박을 위해 초선 의원 ‘차기 총선 불출마’ 결정 또는 고려를 내세우고 있다. 이와 관련해 윤상직 의원이 지난 15일 김무성 의원과 함께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외에도 정종섭 의원을 비롯한 복수의 초선 의원이 차기 총선 불출마를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원 의원은 지난 19일, 초선 의원 간담회 직후 브리핑에서 “보수의 가치 중 하나가 책임지고 희생하는 것이라는 말을 했고, 그런 것들이 단순히 감정적으로 지금 하는 게 아니라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해서 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 ‘2선 후퇴 압박’에 탈당까지

김성태 대표권한대행을 필두로 초선 의원까지 중진의원 2선 후퇴 압박에 나서면서 8선의 친박계(친 박근혜계) 좌장격인 서청원 의원은 20일 탈당을 선언했다. 서 의원은 이날 ‘평생 몸 담았던 당을 떠나며’라는 제목으로 올린 페이스북 글을 통해 “(2016년) 총선 패배 이후 벌써 2년여 동안 고민해 왔다. 이제 때가 됐다고 판단했다”면서 탈당 입장을 밝혔다.

그는 탈당 이유를 ‘계파 갈등’으로 꼽았다. 서 의원은 입장문에서 “(계파 갈등은) 역사에 기록될 ‘비극적 도돌이표’다. 제가 자리를 비켜드리고자 결심한 결정적인 이유”라며 “결국 ‘친이’, ‘친박’의 분쟁이 두분의 대통령을 감옥에 보내지 않았냐. 역사는 그렇게 기술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연부역강(年富力强)한 후배 정치인들이 정치를 바로 세워 주시고, 새로운 희망과 비전을 열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앞서 4선의 김정훈 의원은 전날(19일) 페이스북을 통해 '국회의원 불출마 선언·공천배제·새로운 인물 영입을 위한 당협위원장 정비' 등 인적쇄신 방안을 언급했다. 그는 “저도 적절한 시기에 책임있는 정치적 입장을 밝히겠다”라고 2선 후퇴를 시사했다.

이에 따라 향후 비대위 체제에서 인적쇄신이 이뤄질 경우 중진 의원들의 ‘2선 후퇴’가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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