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김민우 기자] 바른미래당이 1박2일 워크숍을 통해 당 정체성을 '합리적 진보와 개혁적 보수가 공존하는 새로운 정당'이라고 규정했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반발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출범 당시 통합선언문에서는 '개혁적 보수와 합리적 중도'였는데 이번에 합리적 중도가 합리적 '진보'로 바뀌었다는 점, 구성원 합의도 없이 공식발표가 이뤄졌다는 점 등이 지적받고 있다. 

당 정체성 문제는 바른미래당 최대 난제로 꼽히는데, 이 때문에 워크숍에 참여했던 이들도 당장 규정하기보다는 추가로 논의하자는데 중지를 모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현 바른미래당 비상대책위원은 전날(20일) SNS를 통해 당의 입장문에 대해 "심히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전했다.

이 비대위원은 "합리적 진보와 개혁적 보수당이라고 합의하지 않았다"라며 "연찬회 가운데 워낙 많은 이견들이 있어 함께 계속 논의하자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성문은 비대위원과 국회의원 전원이 함께 회람하고 의견을 내기로 했다"라며 "그런 절차적 민주주의 과정도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발표했다"고 비판했다.

앞서 신용현 수석대변인은 전날 '통렬하게 반성하고 성찰하여 거듭나겠다'는 제목의 당 비상대책위원-국회의원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바른미래당은 합리적 진보와 개혁적 보수가 공존하는 새로운 정당"이라며 "문제를 풀어내는 탈이념 민생정당과 미래지향적인 개혁을 추구해 나가겠다. 이념과 진영이 아니라 정책으로 말하고 실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바른미래당 구성원은 크게 세 부류로 나뉜다. 안철수 전 서울시장 후보를 비롯한 안철수계는 이른바 '중도'를 표방하고 있으며, 국민의당 중 호남의원들은 '합리적 진보'를 선호한다. 반면 유승민 전 공동대표를 비롯한 바른정당 출신은 '개혁적 보수'를 강조하고 있다.

이번에 정체성을 '합리적 진보-개혁적 보수'라고 규정한 것도 이같은 다양한 구성원을 모두 포괄하는 '이념'을 통해 이념논란을 중단하고 정책에 매진하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이들의 메시지가 막상 국민들에게 전달될지는 의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박종진 전 바른미래당 서울 송파을 재보궐선거 후보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합리적 진보와 개혁적 보수가 어우러지는게 굉장히 어렵다는 것이 이번 지방선거 과정에서 나왔다"라며 "설령 가능하다고 해도, 국민이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 이번 선거결과"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