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류 합격 통보해놓고 지원자에 이메일로 채용 절차 중단 통보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한국화이자제약이 채용 갑질 논란에 휘말렸다. 영업 경력직 채용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지원자들에게 돌연 절차 중단을 통보한 것으로 드러나서다. 지원자들은 이같은 조치에 ‘채용 갑질’이라며 분노를 쏟아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조선비즈> 보도에 따르면 최근 한국화이자제약은 영업부(PEH-Sales Representative) 경력 정규직 직원을 채용하기 위해 지난 9일까지 지원 서류 접수를 받았다. 그런데 서류합격자까지 발표한 뒤 돌연 절차를 중단했다.

채용 절차 중단 통보는 서류 합격자 발표가 이뤄진 다음날 이메일을 통해 전달됐다. 지원자들은 허탈함과 분노의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채용 절차 중단 배경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없이 이메일로 통보가 이뤄진 데 대한 분노도 큰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측은 현재까지도 채용 중단 배경에 대한 구체적인 해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해외 본사의 전략과 맞물려서 내려진 결정이라는 답변이 전부다.

화이자제약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내부 사정으로 채용 절차를 중단하게 됐다”며 “본사의 글로벌 전략과 맞춰나가야 하는 부분이 있다보니 갑작스럽게 채용이 중단됐다”고 말했다. 이어 “채용이 갑작스럽게 중단돼 회사도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지원자들에게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이메일로 통보가 이뤄진 데에 대해선 “하루라도 빨리 전달하는게 낫다고 판단해 이메일로 사정을 알리게 됐다”며 “현재는 개별적으로 지원자에게 전화를 통해 양해를 구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이번 채용 과정에서 서류 전형에 합격한 이들은 모두 61명이었다. 화이자제약은 면접 절차를 거쳐 약 17명 정도를 채용할 계획이었지만 무산됐다.

한국화이자제약은 글로벌 제약사인 화이자그룹의 한국법인이다. 한국화이자제약은 지난해 사상 최대인 매출 7,516억원과 영업이익 448억원을 달성했다. 매출 규모는 외국계제약사 23곳 가운데 가장 많다. 사정이 이렇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재투자 보다는 본사에 이익 송금에만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 빈축을 사왔다.

화이자제약은 폭탄 배당을 하고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지난해에는 당기순이익은 473억원인데 797억원을 배당했다. 배당 성향 168.7%에 이른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에는 회사 내에서 성희롱 논란까지 불거져 곱지 않는 시선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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