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조선기자재 업체 엔케이가 박윤소 회장의 며느리이자 김무성 의원의 딸을 허위 취업시키고 급여를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조선기자재 업체 엔케이가 최대주주 박윤소 회장의 며느리이자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의 딸을 허위 취업시키고, 억대 임금을 지급해온 것으로 나타나 파문이 일고 있다.

KBS는 지난 18일 단독보도를 통해 “자유한국당 김무성 의원의 딸이 시아버지 관련 회사에 허위 취업해 월급을 받아온 사실이 드러났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김무성 의원의 딸 A씨는 엔케이의 자회사 ‘더세이프티’ 차장으로 등재돼 매달 300만원이 넘는 급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엔케이 전 직원은 A씨가 실제 출근해 근무를 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아이를 돌보며 생활 중인 가정주부라고 증언했다.

또한 A씨는 이미 2012년~2014년 중국에서 생활하며 엔케이 중국법인과 한국법인으로부터 동시에 월급을 받았다가 국세청에 적발된 전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5년이 넘는 기간 동안 A씨가 허위 취업을 통해 받은 급여는 5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와 관련, 엔케이 측은 당초 재택근무 등의 해명을 내놓았으나 이내 허위 취업을 인정했다고 KBS는 전했다. 김무성 의원 측은 이 같은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엔케이는 부산의 대표적인 조선기자재 업체로, 박윤소 회장이 최대주주다. 박윤소 회장은 엔케이 주식 8.01%를 보유 중이며, 계열사 엔케이텍과 이엔케이가 각각 9.49%, 2.5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A씨가 허위 취업한 더세이프티도 엔케이 지분 5.83%를 보유 중인 곳이다. 이들 계열사는 다시 박윤소 회장의 지배 아래 놓여있다.

엔케이는 최근 경영상태가 좋지 않은 편이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1,200억원 수준에 그쳤는데, 이는 2015년 2,500억원대 매출액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또한 지난해 96억원의 영업손실과 6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3년 연속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더세이프티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2015년 603억원에 달했던 매출액이 지난해 114억원으로 급감했다.

엔케이의 이러한 실적 추세는 조선업계 불황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오너일가는 명백한 불법을 저지르며 회삿돈을 빼돌리고 있었던 것이다. 특히 A씨가 더세이프티에서 받은 것으로 알려진 월 307만원 상당의 급여는 엔케이 직원들의 지난해 평균 월급인 258만원보다 많다.

한편,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며 엔케이를 둘러싼 파문은 거세게 일고 있다. 이날 엔케이 주가는 급락을 면치 못했으며, 홈페이지는 접속이 폭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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