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제화의 신발 멀티숍 브랜드 레스모아가 맞춤형 매장 전략 등에 실패하면서 슈마커와의 경쟁에서 밀리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시사위크>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금강제화에서 운영하는 신발 멀티숍 레스모아가 성장 정체로 고심하고 있다. 맞춤식 채널 전략을 펼치고 있는 ABC마트의 독주체제가 굳어지고 있는 가운데, 2위 자리를 두고 경쟁하고 있는 슈마커와의 간극도 점차 벌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 ‘1강 1중 1약’으로 재편되는 신발 멀티숍 시장

신발 멀티숍 업계의 판도 변화가 일고 있다. ‘1강 2중’ 구도를 보이던 신발 멀티숍 상위 빅3 판세가 ‘1강 1중 1약’ 체제로 전환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1강은 단연 ABC마트다. 국내에 신발 멀티숍이 생겨나기 시작한 2000년대 초반부터 시장을 주도하기 시작한 ABC마트는 맞춤형 매장 전략으로 절대강자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지난해 ABC마트코리아는 총 4,747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면서 업계 최초로 5,000억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수익성도 최상위권을 자랑한다. ABC마트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7.7%로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 점포당 매출 규모도 20억원 가량으로 슈마커, 레스모아를 포함한 ‘빅3’ 중 최고를 자랑한다.

신발 편집숍 업계의 필수 생존 전략으로 꼽히는 매장 다각화에서도 두각을 보이고 있다. 아울렛과 키즈 매장을 제외하고 총 6개의 브랜드 매장을 갖추고 있다. 스탠다드형 매장 위로 단계별 3개의 프리미엄 매장(MS‧GS‧MG)을 구축하고 있으며, 백화점 전용인 프리미어 스테이지를 따로 보유 중이다. 여기에 ABC마트의 이름을 노출하지 않은 온더스팟이라는 별도의 프리미엄 매장을 전국 4곳에 전개하고 있다.

ABC마트의 1위 자리가 공고히 지켜지고 있는 가운데 2위 싸움에서는 균열이 생기고 있다. 점포수(직영점 기준)에서는 앞서고 있지만 전체 매출에서는 뒤져있던 슈마커가 ‘넘버 2’ 자리를 굳히는 양상으로 판세가 흘러가고 있다. 지난해 영국 JD스포츠와 합작한 신규 법인(제이디스포츠패션코리아)이 설립되면서 지난해 총 매출이 1,408억원으로 뛰었다.

3개월 동안 JD스포츠에서만 192억원의 매출이 발생하면서 레스모아와의 격차는 순식간에 150억원까지 좁혀졌다. 올해부터는 JD스포츠의 한 해 전체 실적이 집계됨에 따라 슈마커는 점포수와 매출 규모 모두에서 레스모아를 앞지를 것으로 관측된다.

◇ 프리미엄 브랜드 ‘실종’… 레스모아, 나홀로 뒷걸음

이처럼 ABC마트와 슈마커는 매장 차별화 전략으로 업계 최선두 자리를 굳히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빅3로 분류되던 금강제화의 레스모아는 시장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한 채 뒤처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아직까지도 레스모아 단일 브랜드에만 의존하다 시피 영업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일부 대형마트에 입점한 레스모아스포츠는 런칭 1년이 넘도록 점포수가 7개에 그치며 시장에 별다른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레스모아는 1억원의 영업이익과 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면서 간신히 적자 탈출에 만족해야 했다.

위기의식을 느낀 듯 레스모아는 뒤늦게서야 대응책 마련에 나선 모습이다. 최근 금강제화의 계열사인 비제바노가 국내 한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와 함께 특수목적법인(SPC) 설립을 위한 본계약을 체결한 소식이 전해지면서 신규 브랜드 런칭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SPC설립에 나선 양사는 ABC마트를 따라잡자는 데 뜻을 함께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비제바노는 금강제화 3세인 김정훈 부사장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남성 제화 전문기업이다.

이 같은 투자은행 업계 한켠의 예측에 대해 레스모아 관계자는 “아직까지 특수목적법인 설립 목적과 향후 사업 방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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