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정부가 일자리 창출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보험업계는 뜨뜻미지근한 분위기다. 고용 규모가 늘어나기는 커녕, 전년보다 줄거나 제자리 걸음은 걸은 보험사들이 적지 않다. 동양생명도 그 중 하나다. 직원수는 1년새 소폭 줄어들었다. 회사 측은 일시적인 둔화 현상을 보였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배당에는 아낌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는 반면, 고용 정책은 다소 인색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 고배당 정책에 안방보험 '방긋'

동양생명은 2015년 중국 안방보험에 인수되며 외국계 생보사가 된 곳이다. 이 회사는 중국 대주주를 맞이한 후 꾸준히 고배당 정책 기조를 유지해왔다. 인수된 첫 해인 2015회계연도에는 배당성향(순이익 대비 총 배당금 비율)이 무려 40.1%를 보였다.

이듬해에는 육류담보대출 손실로 수백억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했음에도 배당 잔치가 이어졌다. 동양생명은 그해 순이익(148억)보다 더 많은 배당금(204억)을 집행했다. 배당성향은 137%에 달했다.

지난해에는 실적이 크게 회복된 효과로 배당성향은 낮아졌지만 배당액 자체는 3배 이상 늘었다. 동양생명의 2017년 회계연도 결산배당금으로 561억원이 집행됐고 배당성향은 30%에 달했다. 지난해 유상증자 참여로 지분율이 75.3%까지 높아진 안방보험은 수백억원대 배당 이익을 챙겨갔다. 동양생명은 2019년까지는 배당성향은 30%대 수준을 이어갈 방침이다.

이처럼 배당에 후한 반면, 고용 부문에 있어서는 점차 의문을 남기고 있다. 동양생명의 직원 고용 규모는 조금씩 오름세를 보여오다 공교롭게도 지난해부터 하반기부터 브레이크가 걸렸다. 금융감독원에 공시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올 3월말 기준  동양생명의 총 직원수는 992명을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1,005명)과 비교하면 소폭 줄어들었다. 작년 6월말(1,017명)과 비교하면 감소세가 두드러진다. 이는 작년 희망퇴직의 영향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동양생명은 지난해 10월 10년만에 희망퇴직 신청 접수를 받은 바 있다.

◇ 직원들은 매각설에 불안불안… 고용규모도 위축 

이에 대해 동양생명 관계자는 “지난해에만 일시적으로 소폭 감소세를 보였을 뿐”이라며 “그전까지는 꾸준히 고용을 늘려왔다”고 말했다. 희망퇴직에 대해선 “신청자가 많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감소 폭이 수치상 크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새 정부가 일자리 창출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데다 업계 안팎에서 매각설에 따른 고용 우려가 커지고 있다보니 이래저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모양새다.

동양생명은 대주주 리스크로 매각설에 시달리고 있다. 회사 측에선 “확정된 것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중국 정부가 동양생명에 대한 위탁경영에 나선 후 불안감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매각 당시 맺었던 고용보장협약이 종료된다는 이야기까지 돌고 있어 인력감축에 대한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이에 대해 동양생명 관계자는 “인력 감축 계획은 없고, 회사를 둘러싸고 나오는 얘기들은 모두 추측성 말이다”라고 거듭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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