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열환자, 가축폐사 등 폭염 피해 속출… 정부, “폭염도 자연재난” 국가차원 대처 강화

22일 서울 낮 최고기온이 38℃까지 오르면서 전날(36.9℃) 기록을 또 다시 갈아치웠다. 정부는 폭염 기상을 태풍과 지진 같은 ‘자연재난’에 포함시키도록 법을 바꾸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뉴시스>

[시사위크=김민성 기자] ‘전국이 끓는다.’ 요즘 날씨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딱 이렇다. 펄펄 끓는 가마솥처럼 전국이 그야말로 불덩이다. 서울은 22일 낮 최고기온이 38℃까지 오르면서 전날(36.9℃) 기록을 또 다시 갈아치웠다.

기상청에 따르면 22일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38℃를 기록했다. 1994년 이후 7월 중 가장 높은 기온으로, 1907년 기상 관측 이래 5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역대 1위는 지난 1994년 7월 24일에 기록된 39.4℃이며, 2위 역시 같은해 7월 23일의 38.2℃였다. 3위는 1943년 8월 24일 38.2℃, 4위는 1939년 8월 10일 38.2℃였다.

기록적인 폭염이 연일 이어지는 이유는 ‘열돔 현상’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상층부에는 티베트 고기압이, 중하층부에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자리를 잡아 뜨거운 공기를 가두는 이른바 ‘열돔(히트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뜨겁게 달궈진 공기가 빠져나가지 못하고 갇히는 ‘열돔 현상’이 일어나면서 전국에 무더위가 계속되고 있다.

폭염으로 인한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이번 폭염으로 지난 20일까지 전국에서 956명의 온열 질환자가 발생했고 이 중 10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22일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38℃를 기록했다. 1994년 이후 7월 중 가장 높은 기온으로, 1907년 기상 관측 이래 5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기상청>

가축 폐사 피해도 크다. 22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19일 충주·진천에서 닭 9,000마리가 폭염으로 폐사하는 등 올해 들어 충북에서만 폭염으로 폐사한 가축은 닭 6만6,934마리, 돼지 25마리 등 총 6만6,959마리로 증가했다.

전남 함평에선 폭염으로 인한 고수온이 원인으로 추정되는 첫 양식장 집단폐사가 발생하면서 다른 바다의 양식장에도 비상이 걸렸다.

기상청은 최악의 불볕더위가 이달 말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폭염 피해 우려는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폭염 기상을 태풍과 지진 같은 ‘자연재난’에 포함시키도록 법을 바꾸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향후 폭염 피해 관리가 국가 차원 매뉴얼로 한층 격상되고, 온열질환으로 인한 사망자나 가축 폐사 등 피해를 국가로부터 보상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다.

현재 재난안전법상 ‘자연재난’은 태풍과 홍수, 호우, 강풍, 풍랑, 해일, 대설, 낙뢰, 가뭄, 지진, 황사, 조류 대발생, 조수(潮水), 화산활동, 소행성·유성체 등 자연우주물체의 추락·충돌,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자연현상으로 발생하는 재해다.

한편 기상청 관계자는 “열사병과 탈진 등 온열질환 발생에 대비해 가급적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충분한 물을 섭취하는 등 건강관리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며 “고온으로 인한 가축 폐사, 농작물 피해 등에 철저한 대비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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