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멜로 앤써니(왼쪽)와 대럴 모리 휴스턴 단장(오른쪽)이 1년 계약에 공식 서명했다. <휴스턴 로켓츠 공식 트위터>

[시사위크=하인수 기자] 카멜로 앤써니의 행선지가 마침내 확정됐다. 휴스턴 로켓츠 구단은 13일(현지시각) 앤써니를 영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로서 휴스턴은 올스타에 10번 선발된 포워드를 단돈 240만달러에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이제 남은 문제는 교통정리뿐이다. 선수들 간의 역할 분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서는 스타플레이어들이 여러 명 모인 팀이 제대로 작동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제임스 하든과 크리스 폴, 그리고 카멜로 앤써니가 함께 코트를 밟는 것 보다는 서로 출전시간을 나눠가지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관건은 카멜로 앤써니가 벤치 출전을 받아들일 수 있는가 하는 문제다. 2003년에 데뷔한 카멜로 앤써니는 그가 NBA에서 뛴 1,054경기에서 모두 선발로 출전했다. 앤써니는 현역 선수 중 가장 오래 연속으로 선발출전한 선수인 동시에 단 한 번도 벤치에서 출전하지 않은 유일한 선수이기도 하다.

그러나 최근 카멜로 앤써니가 보여준 경기력은 그가 주전 선수로서 충분한 경쟁력이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품게 만든다. 덴버와 뉴욕에서 에이스 역할을 맡았을 때는 물론 선발출전이 당연시됐지만, 지난 시즌 오클라호마시티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앤써니는 러셀 웨스트브룩과 폴 조지에 밀려 3옵션 역할을 맡았지만 벤치 출전을 거부하면서 오클라호마시티의 공격을 비효율적으로 만들었고, 팀 분위기까지 해쳤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자신의 현재 실력 대신 자존심만 내세운 처사가 문제시됐다. 기자회견 도중 선발출전 대신 벤치에서 팀의 공격을 맡는 것이 어떻겠냐는 질문을 받자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누가, 내가?”라고 반문한 것이 대표적이다.

다만 휴스턴에서는 앤써니의 태도가 달라질 수 있다. 우선 앤써니의 절친한 친구인 크리스 폴이 중재자 역할을 맡을 수 있다. 지난 시즌 휴스턴에 합류한 폴은 앤써니가 새 팀에서 적응하도록 도울 수 있으며, 자신 또한 하든이 없는 시간 동안 팀의 공격을 이끄는 역할을 받아들인 경험이 있다. 또한 휴스턴이 앤써니가 여태까지 몸담았던 팀들 가운데 가장 강한 전력을 구축하고 있으며, 앤써니에게 첫 우승컵을 안겨줄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그가 독불장군처럼 행동했던 자신의 전례를 따르지 않게 만들 유인도 충분하다.

앤써니에게 벤치 출전을 설득할 마지막 열쇠는 휴스턴의 마이크 댄토니 감독이 쥐고 있다. 댄토니는 뉴욕 닉스의 감독을 맡고 있던 지난 2012년, 앤써니와의 파워 게임에서 밀려나 팀을 떠난 기억이 있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다르다. 하든·폴과 장기계약을 맺은 휴스턴 구단은 앤써니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으며, 댄토니 역시 휴스턴에서 올해의 감독상을 수상하며 자신의 능력을 입증한 바 있다. 결국 앤써니가 휴스턴에 정착하고 싶다면, 선발 출전 여부에 관해선 휴스턴 구단의 선택을 기다리는 것이 최선일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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