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 바른미래당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대회에 출마하는 손학규-하태경 후보가 19일 손 후보의 과거 '거국내각 총리' 발언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뉴시스>

[시사위크=김민우 기자] 9·2 바른미래당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대회(전당대회)에 출마하는 손학규-하태경 후보가 19일 손 후보의 과거 '거국내각 총리' 발언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손 후보는 지난 2016년 박근혜 정부 말기 '거국내각 총리 제안이 오면 응할 의향이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는데, 전날 영남권 TV토론에서 손 후보가 이를 부인하는 듯한 말을 한 것에 대해 하 후보가 공세에 나선 것이다.

하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손 후보는 지난 2016년 11월 탄핵 촛불시위 당시 '거국내각 총리 제안이 오면 적극 응하겠다'고 한 자신의 발언과 관련, 18일 영남권 TV토론에서 제가 '당시 발언을 후회하지 않는가'라고 묻자 '어떻게 박 전 대통령 밑에서 총리를 하느냐'며 관련 사실을 부인했다"라고 포문을 열었다.

그는 "그러나 이는 명백한 거짓말"이라며 :"손 후보는 2016년 11월1일 SBS 3시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거국내각 총리 제안이 오면 수용할 의사가 있음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같은 달 4일 대구에서 열린 북콘서트에서도 '박 대통령의 사과가 진정성이 있다'고 강변하며 '헌정중단을 막기 위해 거국내각을 구성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실이 이러함에도 손 후보는 민심과 거꾸로 가는 잘못된 상황판단도 모자라 손바닥으로 해를 가리는 거짓해명으로 또 다시 국민을 우롱하고 있다"라며 "손 후보의 거짓해명에 대해 유감의 뜻을 표하며 손 후보는 국민과 당원들에게 자신의 거짓말에 대해 깨끗하게 사과하고 용서를 구할 것을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016년 11월 당시는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면서 박근혜 정부와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現 자유한국당)은 거국중립내각을 추진하던 시기였다. 새누리당 내에서는 손 후보를 비롯해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됐었는데, 결국 지명된 것은 김병준 현 한국당 혁신비대위원장이었다. 하지만 야권의 극심한 반대에 박 전 대통령은 지명을 철회했고, 탄핵정국이 본격화되면서 거국내각 총리는 없었던 일이 됐다.

그리고 손 후보는 당시 본인이 총리 후보로 거론된 것에 대해 "대통령 자신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여야가 진정으로 합의해서 새로운 과도 정부 성격의 내각, 거국중립 내각을 구성해서 나라를 바꿔나가자는 자세가 확고할 때는 어떤 누구도 제의를 거스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해, 총리직 제안이 오면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같은 하 후보의 공세에 대해 손 후보의 선거대책위원장인 이찬열 의원은 이날 "당시 손 후보의 발언은 혼란을 수습하고 국정마비 상태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이야기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즉, '대통령 자신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여야가 진정으로 합의해서 새로운 과도정부 성격의 내각, 중립 내각을 구성해 나라를 바꿔가자는 자세가 확고할 때' 총리 제안을 받는 사람은 나라를 위해 온 몸을 던져야 한다는 뜻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통령이 총리를 지명하는 것이 아니고 여야 합의로 총리를 임명해서 과도정부를 구성하는 것이다. 박 전 대통령 아래에서의 총리가 아니다"라며 "SBS 인터뷰에서도 '이 나라가 이렇게 어려운 처지에 처하고 나라가 무너질지도 모르는데 여야가 어딨나, 같이 힘을 합쳐 거국 내각을 구성하자, 6공화국을 극복하고 7공화국을 출범시켜야 한다는 마음의 자세를 갖고 누구를 총리로 선출한 것인가 의논해야 한다'고 주장한바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위기에 빠진 나라를 위한 진심어린 충정에서 나온 발언을 왜곡하고 침소봉대해 당내 경선에 이용하는 것은 책임 있는 정치인의 자세가 아니며 구태정치의 표본일 뿐"이라며 "평소 구태정치를 신랄하게 비판해온 하 후보는 당장 억지주장과 침소봉대를 멈추고, 정정당당하게 경선에 임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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