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녹십자홀딩스 허용준 신임대표(왼쪽), 녹십자 허은철 대표.<녹십자홀딩스 제공>
[시사위크=백승지 기자] 녹십자가 오너3세 허은철·허용준 형제경영 체제를 본격화한다. 24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녹십자홀딩스 신임 대표이사에 허용준 부사장이 선임된 것이다. 숙부인 허일섭 회장과는 2인 대표체제를 구축하게 됐다.

허용준 신임대표는 창업주 2세인 고 허영섭 회장의 3남이다. 녹십자 창업주인 고 허채경 회장에겐 손자가 된다. 허은철 녹십자 대표이사 사장의 동생이기도 하다. 이번 대표이사 선임으로 허은철 사장과 함께 형제가 동시에 지주사와 사업회사를 각각 맡는 ‘형제경영’ 구도가 가시화됐다.

그동안 녹십자홀딩스는 창업주 2세인 고 허영섭 회장의 동생 허일섭 회장과 전문경영인 이병건 사장이 공동 대표이사를 맡아왔다. 최근 이 사장이 종근당홀딩스로 자리를 옮기는 동시에 허용준 부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방침이 알려지며 이목을 끌었다.

업계서는 창업주 고 허채경 회장의 5남인 허일섭 회장이 직계혈통인 허은철·허용준 형제에게 차츰 경영권을 넘겨주는 수순을 밟고 있다고 해석한다. 이미 녹십자는 허은철 사장이 지난해부터 단독 대표를 맡아 이끌고 있다. 신임 허용준 대표도 2003년 입사해 경영기획실, 영업기획실을 두루 거치며 경영수업을 받은 적통 ‘후계자’다. 대표직을 맡은 것은 입사 후 15년 만이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는 녹십자홀딩스 허일섭 회장과 박용태 부회장이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허용준 부사장은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주총 의장을 맡은 허일섭 회장은 “녹십자홀딩스 및 가족사들은 글로벌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한 준비 과정에 있다”며 “올해도 사업 환경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지만 임직원 모두 건강사업의 글로벌 리더가 되기 위한 임무를 착실히 수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녹십자홀딩스는 작년 연결기준 영업수익 1조3,544억원을 달성했다고 보고했다. 영업이익 993억원, 당기순이익 743억원의 실적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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