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철수 국민의당 대통령 후보는 대선후보로 확정된 직후 30%p의 지지율이 치솟으며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양강구도를 형성했지만, 최근 본격적인 검증 국면에 들어서면서 지지율이 급하강하고 있다. 사진은 안 후보가 국민의당 최종 대선후보로 확정됐던 충청권 경선 모습.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통령 후보의 지지율이 20%대로 급락해 고착화하는 모습이다. 당 내부에서는 ‘지지율 조정기’라는 입장이지만, 한편으로는 선거 전략의 방향을 일부 수정해야한다는 데에도 공감하는 분위기다. 안 후보 측은 앞으로 열흘 가량 남은 선거운동 기간 동안 전략의 새판을 짜고 2012년 대선 당시 돌풍을 불러 일으켰던 ‘안철수’라는 인물 자체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방침이다.

안철수 후보는 28일 발표된 한국갤럽 4월4주차 여론조사에서 24%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는 전주 여론조사와 비교했을 때 6%p 하락한 수치다. 특히 안 후보의 지지도는 보수층에서 19%p, 중도층에서 10%p, 진보층에서 7%p 모두 하락해 이념성향에 상관없이 하락세를 그렸다는 점에서 타격이 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 참고)

한국갤럽은 “4월 초 소속 정당 지지도를 크게 넘어서며 급부상한 안철수 지지세는 상당 부분 국민의당 지지층 외곽에 기반해 선두 주자인 문재인에 비해 변동 여지가 큰 편이었다”며 “공식 선거운동 시작과 함께 격화된 검증과 네거티브 공방, 여러 차례의 TV토론회를 거치며 안철수를 지지했던 유권자 일부가 2주 연속 이탈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 28일 한국갤럽에 따르면 지난 25~27일 전국 성인 1006명에게 '누가 다음 대통령이 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은 결과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이 전주대비 6%p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뉴시스>

국민의당 내부에서는 ‘불안한 2위’의 원인을 다양하게 분석하고 있다. 박지원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교통방송라디오 인터뷰에서 “2주간 지지율 조정기가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박 위원장은 “안 후보는 거의 10개월 반 동안 5%~9% 선을 유지하고 있다가 후보로 확정되는 과정에서 자질을 발견해 한 30%가 껑충 뛰어 올라갔다. 그때도 제가 얘기했지만 ‘태풍은 강하지만 길지 않다, 너무 많이 올라갔기 때문에 조정기를 거칠 것’이라고 했는데 지난 한 2주간 조정기를 거치고 있다고 분석한다”고 했다.

박 위원장은 4차례 있었던 TV토론도 안 후보의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줬다고 봤다. 그는 “솔직히 TV토론에서 (국민이) 기대하는 안철수가 아니었다. ‘안철수’ 하면 통합과 미래, 어떻게 민생을 살릴 것인가 그런 것을 기대했는데 그 많은 말쟁이들 속에서 네거티브에 그냥 말려든 것”이라고도 했다.

선거운동 막바지에 긴급 지원에 나선 김한길 전 의원 역시 “(안 후보의 지지율이) 짧은 기간 동안 가파르게 급상승했다는 데 기본적인 상황 요인이 있다고 본다. 깊은 생각을 안 하고 안 후보를 지지하기로 마음먹은 분들이 많았던 것이다. 이분들이 지금 다시 부동표로 가거나 보수 후보에게 가 있다”며 “세 번째 토론회의 어떤 장면에서는 소위 안 후보의 진면목이 아니라 오해를 준 부분들이 좀 있었다”고 봤다.

안 후보 측은 전략을 대폭 수정해 ‘미래 대통령’이라는 키워드에 초점을 맞추는 방향으로 남은 열흘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상대 진영을 향한 네거티브 공방은 지양하고 안 후보의 정책 비전을 제시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김영환 미디어본부장도 기자간담회에서 “그동안 카리스마 있는 후보의 모습을 원해 주먹을 불끈 쥐고 무엇이든 끝장을 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것이 잘못된 것 같다”면서 “이제 미래로 가야 한다. 콘텐츠를 갖고 승부하자는 것은 국민의당의 향후 기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안 후보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저는 세상을 바꾸라는 국민의 부름으로 정치를 시작했다. 정치인들과 싸우려고 정치를 시작한 것이 아니다”며 “초심으로 돌아가서 정의로운 길, 안철수다운 길을 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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