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확인하듯 안민석 의원의 주변에는 함께 사진을 찍거나 악수를 하고자 하는 시민들이 계속 모여들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참배 후 묘역을 나서던 안 의원은 한 걸음을 떼기도 쉽지 않았다. 주변에 다른 국회의원이나 정치인들이 있었지만, 관심은 안 의원에게 집중됐다.
인의장막에 막혀 거동이 힘들어지자 안 의원은 기지를 발휘하기도 했다. 사진촬영을 하기 위해 아이를 안고 있었던 그는, 촬영이 끝나고도 아이를 내려놓지 않은 채 냅다 달리기 시작했다. 아이를 안고 있으면 시민들이 잡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수십여 미터를 전진하는데 성공했을 뿐, 아이를 내려놓자 시민들은 다시 몰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윽박(?)을 지르기 시작했다. 사진촬영이나 악수를 요청하는 시민들에게 자신의 책을 사라고 소리를 쳤던 것. 안 의원은 “책을 사서 읽으세요” “책이나 좀 사시라니까요”라고 볼멘소리를 내면서도 요청을 거절하지 않았다. 시민들은 이 같은 모습에 기꺼워하며 친밀감의 표시로 받아들였다. 한 동료의원은 이를 보고 “책팔이가 왔다”고 웃음짓기도 했다.
앞서 4월 안 의원은 ‘끝나지 않은 전쟁’이라는 제하의 책을 출간했다. 책에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을 추적했던 지난 1000일 간의 기록이 담겼다. 안 의원은 “이 책에는 세월호 아이들의 슬픔과 분노를 담고 있다”며 “3년 동안 추적하면서 두렵고 무섭고 외로웠던 시간을 세월호 아이들이 동행해줘서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술회한 바 있다.
정계성 기자
under74@sisaweek.com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