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황식 전 국무총리는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 초청세미나에서 "한국 정치는 중후한 정치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김황식 전 국무총리는 26일 “한국 정치가 묵직하고 든든한, 중후한 정치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황식 전 총리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 초청세미나에서 “정치가 국민에게 불신 받고 있지만, 산적한 국가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정말 정치가 잘해야 한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이날 강연에서 독일 정치의 특색을 ‘권력분산과 타협’, ‘정책 계승과 진화’, ‘감동과 교훈’ 등이라고 설명하며 한국정치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김 전 총리는 “우리가 87년 헌법 개정 이후 대통령의 장기독재를 막았지만, 지금 제왕적 대통령제라는 비아냥을 듣고 있다”며 “정치와 정권 교체에 따라 정책이 단절되는 것은 국력 낭비이고 국민통합과 국제사회 신뢰의 저하를 가져온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독일은 철저히 권력 독점을 막는 장치가 제도화 돼 있다. 정책 역시 정책결정 프로세스가 신중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3년 제한’ 주장에 대해 “원칙적으로 바람직하다”면서 “(제가 말하기 적절치 않으나) 논의 과정에서 부칙이나 여러 방안이 마련될 수 있도록 진지한 논의가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문재인 정부의 공공일자리 창출 정책에 대해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라고 비판했다. 그는 “공공 일자리를 늘리는 과정에서 생기는 재정 문제는 없는지 심도있는 사회적 논의와 합의가 필요하다”며 “국가 채무를 늘리면서 경제정책을 운영하는 것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자유한국당 당대표 출마가 거론되고 있는 김 전 총리의 이 같은 발언은 다소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이는 문 대통령의 공약과 정면 배치되기 때문이다. 다만 김 전 총리가 이날 강연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나는 정치에 관심이 없다. 한국당에서 (당대표 출마에 대한) 연락을 받은 것도 없다”고 선을 그은 만큼 정계 재입문을 통한 직접적인 비판 가능성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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