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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야놀자’ CMO 조세원] “20대 눈높이에 맞는 브랜드 만들 것”

기사승인 2017.06.14  17: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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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놀자에서 마케팅 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조세원 상무가 서울 삼성동 야놀자 본사 2층에 마련된 '좋은숙박연구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시사위크>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삼성전자 사장을 지내다 노무현 정부에서 IT산업을 진두지휘한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 한동안 신문 헤드라인에서 자취를 감췄던 그의 이름이 신문지상에 다시 등장하기 시작했다. 진대제 전 장관이 이끄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스카이레이크의 대규모 투자 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성장 가능성이 큰 IT기업만을 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진 ‘진대제 펀드’로부터 자그마치 600억원의 통큰 배팅을 이끌어 낸 곳은 숙박 O2O(Online to Offline) 1위 기업인 ‘야놀자’다.

600억원 투자 유치로 투자은행(IB)업계로부터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은 야놀자는 숙원사업인 IPO를 위한 실탄 마련에 성공한 것은 물론, 사물인터넷(IoT) 등 선진기술을 접목한 글로벌 숙박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한차례 호된 성장통을 이겨내고 글로벌 숙박 업체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한 야놀자의 마케팅 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조세원 상무를 13일 야놀자 본사에서 만나 그와 야놀자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조세원 상무가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야놀자 본사 18층 회의실에서 기자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시사위크>

- 이력이 화려하다. 서울대 졸업 후 이노션 월드와이드 근무. 이후 미국에서 MBA를 취득하고 ‘꿈의 직장’ 구글에서 일했다. 한국으로 돌아와 숙박 O2O 기업을 선택한 이유는?
“꿈의 직장이란 게 먼 세계의 이야기가 아니더라. 조직 문화란 조직원들이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함께 만들어가는 거라 생각한다. '구글에서 경험해 본 기업문화를 한국에서도 만들어 볼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보니 야놀자란 스타트업에서 같이 새로운 기업 문화를 만들자는 제안이 왔을 때, 굉장히 끌리더라. 다른 외국계 기업이나 한국 대기업의 부장급으로 가는 것보다 훨씬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마케터로서도 좋은 기회라 판단했다. 대행사와 미디어에 이어 야놀자에서 새로운 브랜드를 만든다면 광고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세 가지 분야를 두루 경험하게 되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정확히 말하면 숙박 O2O가 아닌 야놀자를 선택한 이유라고 보는 게 맞겠다.”

- CMO(Chief Marketing Officer)의 입장에서 본 야놀자만의 매력 포인트를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해 달라.
“한국에서 야놀자 만큼 재밌고 도전 정신을 불러일으키는 브랜드는 없다고 본다. 현재 ‘참이슬’과 과거 두꺼비 시절의 ‘진로’에 대한 소비자들의 이미지는 완전히 달라졌다. 당시 진로는 땀 흘리는 노동자의 술이라는 느낌이 강했다. 연령대도 주로 40~50대의 지친 남성들을 연상케 했다. 하지만 오늘날의 참이슬은 어떤가. 이름을 바꾸고, 최고의 주가를 달리는 여자 연예인을 모델로 활용하면서 환골탈태했다. 소주산업 카테고리에 대한 인식 자체를 바꿨다. 나라밖에서도 위상이 달라졌다. 와인에 버금가는 대접을 받지 않는가. 야놀자 역시 소주처럼 드라마틱한 브랜드의 변신, 업종에 대한 인식 변화를 끌어낼 수 있는 매력적인 프로젝트라고 생각했다.”

- 대중들이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게 숙박업만은 아니지 않은가.
“예를 들어 대부업을 보자. 내가 그곳에 가서 브랜드 이미지를 바꾼다고 해서 사회적으로 큰 이로움이 있겠나. 신용불량자만 양산하는 결과를 낳을 뿐이다. 숙박업은 다르다. 중소형 숙박업에 종사하는 대부분은 영세한 자영업자이자 소상공인들이지 않은가. 또한 숙박업의 환경이 개선돼 건전하고 편안한 숙소로 발전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여행하고 놀러가기 좋아질 것이다. B2B와 B2C 모두 사회적으로 의미있는 변화를 만들수 있다.”

- 그렇다고 선뜻 남들이 선망하는 글로벌 기업에서 한국의 스타트업으로 자리를 옮기기란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야놀자로 마음이 움직인 결정적인 계기가 있을 것 같은데.
“입사 전 이수진 대표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2015년 12월부터 최종 사인을 하기 전인 작년 2월까지 서로의 생각을 교류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때 많이 여쭤 봤다. 얼마나 진심인지를. 인터뷰에서 하신 말씀들이 어디까지 진심이시냐고. 두 달에 걸쳐 얘기를 나눠보니 알게 됐다. ‘모텔을 넘어 놀이문화를 선도 하겠다’는 목표가 단순히 PR용이 아닌 대표님의 진심임을. 그런 믿음이 마음을 움직였다.”

- 야놀자가 궁극적으로 어떤 브랜드가 됐으면 하나
“또 소주이야기를 해야겠다. 얼마 전 인터뷰에서 이수진 대표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스며드는 브랜드’가 됐으면 한다. 소주는 일상에서 물이나 공기 같은 존재다. 굳이 의식하지 않아도 우리 일상에 너무나 자연스럽게 자리하고 있다. 페이스북를 이용하는 일도 이제 더 이상 특별한 게 일이 아닌 게 됐다. 이용이 보편화 되면서 전 세계 시가총액 최상위를 달리는 기업이 됐다. 이게 바로 생명력이다. 마케팅을 하다보면 소수의 팬덤을 형성하는 리치 브랜드로 남고 싶은 욕구가 있는데, 결국은 브랜드가 볼륨을 갖고 거대한 매출을 일으키면서 정체성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그렇다고 술을 즐겨 마시는 건 아니다. 주종은 맥주다(웃음).”

   
▲ 기자와 인터뷰를 하고 있는 야놀자 조세원 상무의 모습. 지난해 4월 야놀자에 합류한 조 상무는 "야놀자가 20대를 가장 잘 이해하고, 이들을 대변하는 브랜드가 됐으면 좋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시사위크>

- 보통 ‘마케팅’이란, 연예인을 내세워 TV나 신문 등에 광고를 내보는 게 기본으로 생각된다. 이것 말고 숙박 O2O 야놀자에서 마케팅이란 어떤 일을 하는 건가.
“일단 앱 사용자를 늘리는 게 중요하다. 최대한 많은 소비자들이 우리 앱을 다운로드 받고, 자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게 주요업무 가운데 하나다. 코어 고객들이 많은 인터넷 지면에 광고를 노출해 유저를 유입시키는 일도 상시업무다. 고객을 데려온다고 다가 아니다. 많은 시간을 앱에 머물고 좋은 상품을 구매해 결제까지 하게끔 도와주는 것도 마케팅의 영역이다. 그러기 위해 R&D와 함께 앱 사용이 편리하도록 연구도 같이한다. 온라인 쇼핑몰을 떠올리면 된다. 기획전, 할인 이벤트, 쿠폰 제공, 제휴 등을 통해 상품 판매를 증가시키는 일을 한다.”

- 앱에 다국어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고 있다. 중국어나 일본어로도 번역이 안 된다.
“외국 고객을 앱으로 대응하는 건 아니라는 본다. 앱을 자신의 핸드폰에 설치한다는 건 앞으로 자주 이용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그런 면에서 앱은 내국인에 최적화된 서비스지 주 이용객은 외국 여행객이 아니다. 이들에게는 모바일보다는 온라인 웹 서비스를 잘 구현해 제공하는 게 적합한 방법이라는 판단이다.”

- 그런 면에서 라이벌로 지목한 에어비앤비와 비교했을 때 경쟁력이 떨어지는 거 아닌가.
“굳이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경쟁에서 에어비앤비를 이기겠다는 생각은 없다. 여행이란 설렘과 친근함의 균형이 잘 맞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에어비앤비는 먼 해외로 갈 경우에는 최적화된 면이 있다. 낯선 해외에서 숙소만큼은 내 집처럼 편안한 곳에서 머물고 싶은 여행객들의 욕구가 잘 반영돼 있다. 하지만 설레는 요소가 덜한 국내 여행의 경우는 다르다. 경기도 가평을 여행 가는데 에어비앤비를 쓰겠나. 뭔가 색다른 펜션이나 숙박 업소에 머물고 싶은 게 보편적인 심리다. 적어도 국내 사용성 면에서 만큼은 야놀자에 대한 니즈가 높다고 본다. 코어 고객층인 20대들에게 야놀자의 메시지가 잘 전달된다면, 향후 서구권까지는 아니더라도, 동남아 시장에서는 에어비앤비에 뒤지지 않는 브랜드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 야놀자는 광고 모델 노출 빈도가 타업체에 비해 낮은 것 같다. 홈페이지에서도 연예인 모델의 얼굴을 보기가 쉽지 않다. 의도적인 건가.
“그렇다. 모델이란 건 초반에 브랜드를 알리기에는 좋은 수단이다. 하지만 결코 우리의 자산은 아니다. 리스크도 많다. 계약 중에 모델에게 불미스런 일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도 리스크지만, 반대로 좋은 작품으로 몸값이 뛰어도 기업에게는 리스크다. 또한 특정 모델과의 관계를 오래 유지하는 것도 야놀자처럼 젊은 이미지를 유지해야하는 브랜드에게도 적합한 전략은 아니다. 모델과 함께 나이가 들어갈 뿐이다. 특정 연예인의 외모나 활동에 브랜드가 의존하는 건 스타트업에 맞는 화법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 야놀자에게 가장 이상적인 홍보 모델은?
“야놀자는 가르치는 이미지가 아닌 유저들과 눈높이가 비슷했으면 한다. ‘형이 가보니 좋더라’가 아니라, ‘아니 어떻게 이렇게 놀아’라는 배우는 입장이길 바란다. 모델 선택에 있어서도 야놀자는 20대를 잘 이해하고, 20대의 입장을 잘 대변해준다는 느낌을 주는 게 가장 큰 기준이다.”

   
▲ 인터뷰 중인 조세원 상무의 모습. 조 상무는 1년 3개월 간의 근무 기간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지난해 3월 치뤄진 브랜드 미션 선포식을 꼽았다. 선포식은 전 직원들이 '놀이문화를 선도하겠다'는 회사의 철학을 다시 한번 되새기는 뜻깊은 자리가 됐다고 말했다. <시사위크>

- 날이 더워지고 있다. 숙박업 최대 성수기 여름이 다가오고 있다. 10월 황금연휴도 온다. 뭘 준비하고 있나.
“대표님을 포함해 내부에서도 일부만 참여해 진행 중인 게 있다. 하지만 지금 공개하는 건 곤란하다. 한 달 만 기다려 달라. 온.오프 채널을 이용해 코어 고객층인 20대들과의 유대감을 확실히 다지는 캠페인을 준비 중이라는 정도만 말씀드리겠다.”

- 주요 고객층이 20대다. 현재 20대들이 직면한 현실이 만만치 않다. 심리적으로나 경제적으로도 넉넉하지 않은 계층이다. 이윤 창출이 목적인 기업에서 코어 연령층으로 설정하기에는 다소 부적합한 거 아닌가.
“입사 전에 그런 부분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 어느 시대 때나 마찬가지로 오늘날의 20대 역시 많은 현실적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 게 사실이다. 그렇다고 이들이 놀고 싶은 욕구가 줄어든 건 아니다. 20대야 말로 어느 세대보다 가장 에너지가 왕성한 시기다. 이들에게 건전한 놀이 문화와 공간을 제공하는 게 우리의 일이다. 힘들 현실을 살아가는 20대들의 에너지를 분출할 수 있도록 돕는 건 사회적으로도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 유리 천장에 막혀 국내 기업들에 여성 임원의 비중이 높지 않다. 기업 임원으로 일하는 워킹맘으로서 힘든 점은 없나.
“운이 좋게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다. 어떤 면에서 마케팅이라는 일이, 육아보다 힘든 면이 있다. 만약 브랜드를 키우는 일이 아이를 키우는 보람보다 적었다면 일을 지속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이 일을 계속하고 있다는 건 단순히 경제적인 보상만이 아니라, 육아 못지않은 보람이 나 자신에게 뒤따르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본다.”

- 야놀자에 합류한 지 1년 3개월 정도 지났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올해 회사가 창립 12주년이 됐다. 12주년을 기념해 올해 3월 2일에 브랜드 미션 선포를 했다. 야놀자가 놀이문화를 선도하고 숙박업을 혁신하겠다는 다양한 선언을 했는데, 이 자리가 전사원이 다시 한 번 기업의 철학을 되새기는 소중한 자리가 됐다. 그간 부서별로 놀이문화를 선도하겠다는 회사의 방향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다. 3개월에 걸쳐 대표님과 임원들의 생각을 직원들과 교류하고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던 브랜드 선포식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 5년 후 야놀자는?
“상장기업이 돼 있을 거다. 투자를 받은 조건도 IPO였던 만큼 상장이 우선이다. 마케팅적인 부분에서도 회사가 이 기간 안에 상장할 수 있도록 많은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개인적으로도 꾸준한 자기계발이 필요하겠다.”

범찬희 기자 nchck@naver.com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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