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충북도청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연 충북도의회 자유한국당 김학철 의원이 "국민을 레밍(들쥐)에 비유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최찬식 기자] “외유라는 보도에 대해 답답함을 토로하던 중 이 현상을 설명하다 표현한 것으로, 절대 국민을 빗대거나 비하하려는 의도는 추호도 없었다.”

국민적 공분을 일으킨 ‘레밍(lemming)’ 발언에 대해 충북도의회 김학철(충주1) 의원이 “억울하다”고 해명했다. 22일 귀국한 김학철 의원은 23일 0시께 충북도청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논란이 된 ‘레밍 발언’에 대해 이 같이 해명했다.

이날 김학철 의원은 “부적절한 표현이었다”고 고개를 숙이면서 “이렇게 일파만파 퍼질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학철 의원은 “군중이 어떤 사안이나 어떤 현안과 관련, 최초의 보도나 지도자의 주장에 대해 진영을 나눠 맹목적으로 추종하거나 반대하는 현상인 레밍 신드롬을 (기자에게)설명하다 그렇게 된 것”이라며 “외유라는 보도에 대해 답답함을 토로하던 중 이 현상을 설명하다 표현한 것으로, 절대 국민을 빗대거나 비하하려는 의도는 추호도 없었다. 국내였으면 충분히 설명했겠지만, 통신요금이 부담스러운 국제전화여서 그러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김학철 의원은 물난리 중 유럽 국외 연수를 강행하고 이를 비판하는 국민을 레밍(들쥐)에 비유해 물의를 빚었다. 당시 일부 언론은 김학철 의원이 프랑스 파리에 머물던 지난 19일 전화 인터뷰에서 “‘세월호부터도 그렇고, 국민들이 이상한, 제가 봤을 때는 뭐 레밍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집단 행동하는 설치류 있잖아요’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레밍’은 3.5∼3.8㎝의 몸통에 1.5㎝ 정도의 꼬리를 가진 쥐과 설치류다. 집단 서식하다 직선 이동하면서 호수나 바다에 줄줄이 빠져 죽기도 해 ‘집단 자살 나그네쥐’로 불린다.

이날 김학철 의원은 “책임질 방법을 생각해 뒀다”고 말해 관심을 집중시켰다. 책임질 방법에 관한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으나 의원직 자진 사퇴 등을 고민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김학철 의원을 비롯한 충북도의원 4명은 청주를 비롯한 충북 중부권에 최악의 수해가 닥친 16일로부터 이틀 후에 8박10일 일정의 유럽연수를 떠났다. 난리에도 외유성 연수를 간 것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박봉순 의원(자유한국당)과 최병윤 의원(민주당)은 지난 20일 남은 일정을 취소하고 돌아왔다. 김학철 의원과 박한범 의원은 22일 귀국했다.

김학철 의원이 속해있던 자유한국당은 21일 이 같은 논란이 날로 커지자 당 소속 김학철·박봉순·박한범 의원을 제명했다. 이와 함께 더불어민주당도 조기 귀국한 최병윤 의원에 대해 25일 도당 윤리심판위원회를 열어 징계 수위를 결정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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