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이 국책은행 최초로 성과연봉제 폐지를 결정했다. 사진은 박근혜 정부에서 추진했던 성과연봉제에 공무원 노조가 강하게 반발했던 모습 <뉴시스>

[시사위크=최민석 기자] 기업은행이 ‘성과연봉제 폐지’를 결정했다. 앞서 법원이 내린 판결 탓도 있겠지만, 최근 변화된 분위기가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일각에선 기업은행을 시작으로 공기업들의 성과연봉제 폐지조치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기업은행은 18일 열린 이사회에서 성과연봉제 폐지 안건을 통과시켰다고 밝혔다. 지난해 5월 도입키로 결정한 후 1년 2개월 만에 폐지한 것으로, 국책은행 중 이사회를 통해 ‘성과연봉제’의 폐지를 결정한 건 이번이 최초다.

기업은행의 이 같은 결정은 법원이 기업은행 노조가 제기한 ‘성과연봉제 도입 무효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을 내린 탓도 있지만, 최근 변화된 분위기도 한 몫 한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정부가 추진한 공공기관 성과연봉제는 시행 초기부터 잡음이 일었다. 근로자에 불이익을 주는 취업규칙이지만, 노사 합의 없이 사측이 일방적으로 도입한 곳이 많았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진행 된 ‘성과연봉제 도입 무효소송’은 30여건에 달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대선 당시 ‘성과연봉제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웠고, 최근엔 법원들마저 노조 측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지난달엔 주택도시보증공사가 법원으로부터 일방적인 성과연봉제 도입은 무효라는 판결을 받았고, 한국가스공사도 이사회를 통해 성과연봉제를 폐기를 결정한 바 있다. 전반적인 분위기가 변했다는 뜻으로, 공공기관들의 성과연봉제 폐지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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