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화된 재무건전성과 실적난에 시달리고 있는 CJ푸드빌이 살충제 계란 사태라는 돌발 악재를 만났다. 사진은 CJ푸드월드 제일제당센터점. < 시사위크DB >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뚜레쥬르, 빕스, 투썸플레이스 등을 운영하는 CJ그룹의 외식 계열사 CJ푸드빌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적자 탈출과 재무 구조 개선이 시급한 가운데, 살충제 계란 파문이라는 복병을 만나 영업에 차질이 예상된다. 그룹으로부터 흑자 전환이라는 특명을 안은 ‘40대 CEO’ 구창근 대표의 어깨가 더욱 무겁게 됐다.

◇ 돌발 악재 만난 그룹 내 최연소 CEO

갈 길 바쁜 CJ푸드빌의 발걸음이 더 더뎌지게 됐다. 경영난 악화의 주범으로 지목된 해외사업부문의 실적 개선에 고삐를 죄어야 할 시점에서, 비교적 안정적으로 운영되던 국내 사업까지 말썽이다. 살충제 계란의 공포가 확산되면서 국내 외식‧제빵업계 전체에 일대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계란이 필수 원재료로 사용되는 제빵업계는 수급 차질과 판매율 감소라는 두 가지 고민에 빠졌다. 외식업체 역시 계란을 대체할만할 식재료를 찾거나, 메뉴에서 제외하는 방법으로 먹거리에 대한 소비자 불신을 불식시키는 데 만전을 기하고 있다. 커피업계라고 안심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커피전문점 대부분이 베이커리를 취급하고 있다 보니, 업체들은 행여나 이번 사태가 초고속 성장 중인 커피 시장에 찬물을 끼얹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제빵 프랜차이즈 ‘뚜레쥬르’ 외에도 8개의 외식 브랜드와 2개의 커피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종합 외식 기업 CJ푸드빌로서는 전 사업부에 걸쳐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처지에 놓여 있는 셈이다.

CJ푸드빌 관계자는 “살충제 계란 사태가 터진 15일부터 19일간 매출액이 전주 대비 5% 정도만 감소할 정도로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면서 “자사와 거래하는 농가의 안전성이 검증된 만큼 살충제 계란의 여파는 크게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살충제 계란 사태가 CJ푸드빌에게 더욱 뼈아픈 이유는 ‘타이밍’ 때문이다. 만성적 적자를 털고 흑자 기업으로 환골탈태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는 시기와 맞물려 이번 사태가 발생하면서 CJ푸드빌의 사기를 꺾고 있다. 특히 지난달 CJ푸드빌의 구원투수로 임명된 그룹 내 최연소 CEO 구창근 대표의 부담감이 더욱 커지게 됐다.

현재 CJ푸드빌은 완전자본잠식을 목전에 두고 있을 정도로 경영 사정이 위태롭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CJ푸드빌의 지난해 자본잠식률은 90%. 납입자본금 729억은 이미 잠식됐으며 주식발행초과금과 기타자본 등 잉여금으로 간신히 완전자본잠식을 면하고 있는 실정이다.

◇ 자본잠식률 90%‧부채비율은 8,127%… 재무건전성 빨간불

부채비율도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해 CJ푸드빌의 자기자본은 65억원인데 반해 부채총계는 5,355억원으로 8,127%의 부채비율을 기록하고 있다. 실적에서도 당기순이익은 적자 탈출에 성공했지만 영업이익은 2년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부진한 해외사업도 CJ푸드빌이 서둘러 해결해야 할 숙제다. 지난해 CJ푸드빌이 해외법인에서 발생한 손실액은 153억. 400억원의 자산을 보유한 중국 베이징 법인(CJ Beijing Bakery Co., Ltd.)을 비롯해 미국(CJ Foodville USA, Inc.)과 일본(CJ Foodville Japan Co., Ltd.,), 베트남(CJ Bakery Vietnam Co., Ltd.) 어디에서도 흑자를 보지 못했다.

CJ푸드빌 관계자는 “해외부문은 투자금을 회수하는 데 시간이 다소 걸리며, 내부적으로 자금확충 방안을 다방면으로 검토 중에 있다”면서 “올해 상반기 회사 실적이 괜찮게 나온 만큼 올해에는 상승된 성적표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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