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지난해 대구은행 비자금 의혹 검사… 혐의 발견 못해

대구은행 칠성동 제2본점 사옥. <대구은행 제공>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경찰이 대구은행의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해 내사에 착수한 가운데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관련 의혹에 대해 검사를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대구은행의 정기 경영실태 평가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상품권깡으로 비자금 조성한다는 루머를 접수하고 검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당시 구매 절차에서 문제를 발견하지 못해 수사 의뢰 등의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금감원은 지난해 12월과 올 1월 두 차례 대구은행에 대해 정기감사를 벌인 바 있다.

은행 내부에서는 금감원의 검사에서 별다른 문제가 포착되지 않은 만큼 이번 의혹이 잘 수습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강력한 수사 권한을 가진 경찰이 조사에 착수한 만큼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보는 시선이 적지 않다. 게다가 당시 금감원 검사를 두고 봐주기 논란까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대구지방경찰청은 박인규 대구은행장 겸 DGB금융그룹 회장의 비자금 조성 의혹을 내사 중이다. 경찰은 박 회장이 법인카드로 상품권을 구입, 할인하는 ‘상품권깡’을 하는 방법으로 매달 수천만 원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제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혐의가 확인되면 곧바로 본격적인 수사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해당 논란으로 사퇴설에 휘말렸던 박 회장은 이번 사태에 정면 돌파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지난 21일 을지연습이 진행된 은행 2본점 강당을 찾아 직원들에게 “흔들리지 말고 본연의 업무에 충실해 달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내사에 대해서는 “잘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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