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이명박 정권 하에 문체부 내부에선 문화예술인을 대상으로 한 블랙리스트와 화이트리스트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어안이 벙벙한 모습이다. 자신의 재임시절엔 “현장에 있던 문화예술인들과 (관계가) 좋았다”고 생각한 만큼 “요즘 방송에 나오는 얘기들을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고민이다. 그는 이명박 정권에서 문화예술인을 대상으로 블랙리스트와 화이트리스트를 작성·관리했다는 국정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의 발표 내용을 믿기 어려웠다.

25일 이데일리 보도에 따르면, 유인촌 전 장관은 “내가 (장관으로) 있을 때, 문화예술계를 겨냥한 리스트는 없었다. 요새 세상이 바뀌니까 그러겠구나 생각한다”면서 “배제하거나 지원을 한다는 게 누구를 콕 집어 족집게처럼 되는 일이 아니다. 당시 현황 같은 것을 보면 금방 나올 일인데, 우리는 그런 차별을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적폐청산 TF의 발표처럼 국정원에서 리스트를 작성·관리했을지 몰라도 문체부는 관여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하지만 유인촌 전 장관을 향한 의혹은 끊이질 않고 있다. 그가 대표적 MB맨으로 불리는 만큼 국정원 리스트가 문체부로 하달돼 문화예술계 인사들에 대한 후속 조치를 주도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유인촌 전 장관은 이명박 정권에서 초대 문체부 장관으로 발탁돼 2011년 1월까지 약 3년 동안 자리를 지켰다. 장관직에서 물러난 뒤에는 대통령 문화특별보좌관에 이어 예술의전당 이사장을 역임했다. 2015년 연극 ‘페리클레스’로 무대에 올랐을 땐 이명박 전 대통령과 김윤옥 여사가 관람을 위해 공연장을 찾기도 했다.

한편, 유인촌 전 장관은 박근혜 정부의 블랙리스트 의혹으로 문체부의 위상이 추락하자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낸 바 있다. 그는 지난해 11월 연극 ‘헤라클레스’ 간담회에서 “상식적으로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는지 의아해 이야기하기 힘들다. 관련된 모든 사람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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