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전 서울 송파구 롯데타워에서 열린 '롯데지주 주식회사 공식 출범' 기자간담회에서 황각규 대표이사가 발표를 하고 있다. 황 대표는 "지주사 전환은 100년 기업을 향한 롯데의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사위크>

[시사위크|잠실=범찬희 기자] 롯데그룹이 미래 어젠다인 ‘뉴롯데’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올해 초 창사 50주년을 맞아 선포했던 뉴롯데의 본격적인 출항을 알리는 ‘롯데지주 주식회사’가 닻을 올린 것. 롯데는 지주사 전환을 통해 경영 투명성을 높이고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것은 물론, 그룹의 위상에 걸맞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다.

◇ 42개 자회사 거느린 ‘롯데지주’… “70개까지 편입계열사 확대”

12일 서울 송파구 롯데타워에서 진행된 롯데 지주회사 출범 기자간담회에는 200여명의 취재인이 몰려 변곡점을 맞은 롯데그룹에 대한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이날 간담회에는 신동빈 회장과 함께 롯데지주 대표이사를 맡게 된 황각규 사장을 포함해 윤종민 HR혁신실 사장, 임병연 가치경영실 부사장, 이봉철 재무혁신실 부사장, 오성엽 커뮤니케이션실 부사장 등 핵심 경영진들이 함께 자리했다.

이번 지주사 출범은 롯데그룹이 관련 작업에 착수한 지 2년여 만에 거둔 결실이다. 지난 2015년부터 롯데그룹은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의 고리를 끊고 경영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 지주사 전환을 추진해 왔다. 황각규 사장은 “오늘(12일)은 지난 4월 그룹 50주년을 맞아 뉴롯데가 되겠다던 약속을 실현하는 본격적인 첫걸음”이라며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해 투명성을 높이고, 주주가치를 끌어올려 국내 위상에 걸 맞는 기업으로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지주사 전환을 통해 롯데그룹의 지배구조는 이전보다 한층 단순화 된다. 특히 핵심 4개 계열사(롯데제과, 롯데쇼핑,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가 상호보유하고 있던 지분 관계가 정리된다. 이들 4개사를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으로 인적분할하고, 롯데제과 투자부문에 나머지 3개사의 투자부문을 흡수시켰다. 이는 그룹의 모태인 롯데제과의 50년 역사를 승계하기 위함이다.

롯데지주의 조직도. 지주사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황각규 경영혁신실장이 공동대표를 맡는다. <롯데그룹>

이외에도 롯데지주는 자회사 42개 곳을 거느린다. 롯데그룹은 향후 편입계열사 수를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봉철 재무혁신실 부사장은 “앞으로 편입 자회사 수를 70개까지 늘릴 계획을 검토 중”이라며 “구체적인 방법은 공개매수, 분할합병, 지분매입 등 자본이동을 최소화하는 방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당분간 롯데지주는 별도의 사업 활동을 하지 않는 순수지주회사 성격을 띌 전망이다. 직접 사업을 진행하는 SK그룹 보다는 LG그룹의 지주사에 가까운 방식이다. 경영평가와 업무지원, 브랜드 라이선스 관리 등 자회사들을 ‘관리’하는 지주사 본연의 업무에 충실 하는 대신, 배당금이나 브랜드 수수료(0.15%) 등을 통해 수익을 올린다는 전략이다.

여기서 말한 브랜드 수수료란 롯데그룹의 새 CI를 사용하는 대가를 일컫는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롯데지주 출범과 함께 그룹의 새 얼굴이 될 CI가 새롭게 공개돼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다. 그룹의 비전인 ‘Lifetime Value Creator’를 함축한 새 CI는 붉은색의 둥근 마름모꼴 안에 흰 곡선과 점이 그려졌다.

12일 공개된 롯데지주의 새 CI. 롯데는 그룹의 새 얼굴인 CI를 다른 계열사에도 점차 적용시켜 나간다는 방침이다. <시사위크>

◇ ‘쓰리엘’→ ‘LOTTE’ 계승할 그룹 ‘새 얼굴’ 공개

마름모 꼴은 롯데타워의 부지를 조감했을 때의 모양의 본 뜬 것이며, 곡선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애서’인 괴태의 소설 ‘젊은 베트테르의 슬픔’ 속 여주인공인 ‘샤롯데’의 영원한 사랑을 표현했다는 설명이다. 임병연 가치경영실 부사장은 “과거 롯데의 심볼이었던 ‘쓰리 엘’과 지금의 ‘LOTTE’에 이어 이번 새 CI에도 도전과 열정을 나타내는 붉은색을 차용했다”고 전했다. 그룹 관계자는 “아직은 지주사를 상징하는 성격이 강한 새 CI를 점차적으로 계열사 전체로 확대시켜 나갈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롯데지주의 자산은 총 6조3,576억원이며 자본금은 4조8,861억원 규모다. 가치경영실, 재무혁신실, HR혁신실, 커뮤니케이션실 등 6개실로 구성 된다. 전체 임직원 수는 175명(임원 33명, 직원 142명)이다. 최대주주는 계열사 지분(27.2%)을 제외하면 신동빈 회장(13.0%)이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신 회장의 경영권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분석된다.

황각규 사장은 “파트너사, 지역사회 모두 함께 성장하는 건강한 산업생태계를 마련하는데 경주할 것”이라며 “지속적인 일자리 창출과 내수경제 활성화에도 힘써 더 많은 사랑과 신뢰를 받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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