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의 외신은 이번 당대회를 통해 시진핑 주석의 입지가 더 강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뉴시스/신화>

[시사위크=현우진 기자] 제 19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가 오는 18일 개회한다. 외신들은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의 빈자리를 누가 차지할지에 관심이 집중하고 있으며, 당국은 반체제 인사들을 베이징 바깥으로 내몰고 해외거주 인사의 외신 인터뷰를 금지하는 등 초긴장 상태에 들어갔다.

그동안 중국은 당대회를 경제상승의 발판으로 삼아왔다. 한국은행은 당대회를 전후로 늘어난 중국의 통화량을 근거로 “지도부 개편 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투자정책 수립·집행이 가속화되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설명한다. 한편 OECD가 발표하는 경기동행지수는 현재 중국경기가 기준치 이하를 맴돌고 있음을 말하고 있다.

◇ ‘구조개혁’ 지속에 무게

중국은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거듭나는 동안 많은 위험요인도 떠안았다. 국가의 관리능력 제고라는 미명 하에 팽창한 공기업·국영은행은 만성적인 비효율성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 중국경제의 위험요인으로 높은 기업부채를 지목했던 한국은행은 “기업 고정투자에 의존해 고성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GDP 대비 기업부채 비율이 2016년 166.3%로 크게 상승했다”고 분석한 바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전망에 따르면 중국의 총 부채규모는 2022년에 GDP의 290%를 넘어선다.

시진핑 정부는 중국경제에 안정성을 부여하기 위해 본격적인 구조개혁을 단행하는 중이다. 양적 투입을 통한 고도성장에서 소비 중심의 경제구조로 체제전환을 꾀하고 있으며, 강도 높은 부동산대책도 발표됐다. 다만 성장성에 맞춰졌던 경제정책의 초점이 안정성으로 옮겨가면서 경제성장률의 절대치는 상당히 떨어졌다.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6%대 후반으로 추정되며, IMF와 세계은행(WB)·아시아개발은행(ADB) 등 국제금융기관들은 2018년 경제성장률을 6.4~6,5%로 예측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다수의 국제금융기업을 인터뷰한 17일(현지시각) 기사에서 “시진핑이 이번 당대회에서 중국의 구조개혁을 중단해주길 바라는 투자자들은 결국 실망감만 느낄 가능성이 높다”고 정리했다. 국제증권사 다이와 캐피탈마켓의 홍콩지부는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전반적인 경제정책은 더 조심스럽고 보수적인 방향으로 기울 것이다”고 밝혔으며, 프랑스 금융기업 소시에테 제네랄도 당대회에서 수뇌부가 내릴 결정은 지난 5년간의 경제정책과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선 국제경기가 상승세를 타고 있는 현 상황이 ‘현상유지’에 힘을 실어준다. 시진핑 주석이 정치적 부담을 감수해가며 노선변경을 강행할 이유가 없다는 뜻이다. 10%의 고성장을 거듭했던 예년에는 못 미치지만 당초 기대치보다는 높았던 중국의 최근 경제성장률도 구조개혁 정책에 호의적으로 작용한다. 무엇보다 잠깐의 경기정체를 피하기 위해 장기적 안정성을 포기하는 것은 지나치게 근시안적이라는 지적이다.

◇ 더욱 강력해질 시진핑의 전두지휘

한편 BBC와 CNN 등 외신들은 이번 19차 전국대표대회가 시진핑 주석의 독자적 위치를 더욱 공고히 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BBC는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를 차지할 중요 후보로 시진핑 주석의 측근들을 다수 거론했으며, CNN은 “중국의 가장 강력한 인물 다섯 명을 뽑으라면 ‘시진핑’을 다섯 번 말하겠다”는 중국 전문가의 발언을 인용 보도했다.

당대회를 통해 시진핑 주석의 입지가 더욱 높아질 경우 시진핑 주석의 대표정책인 일대일로 프로젝트와 슝안 신도시 건설사업 등은 더욱 탄력을 받게 된다. 중국을 중심으로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를 연결하는 일대일로 프로젝트는 미국에 맞서 아시아의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중국의 야심작으로 평가받는다. 아시아지역을 통합하는 금융·물류·에너지 인프라 사업이 본격 추진되면 시진핑 주석 본인이 창립을 제안했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의 중요성도 함께 높아지게 된다. 향후 15년간 2조위안(약 340조원)이 투입될 슝안 신도시 건설사업도 그 행방이 주목된다.

또한 시진핑 주석이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첨단기업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던 만큼 유망업종을 육성하기 위한 정부개입도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의 의료·반도체·통신기기 산업은 정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급성장한 대표사례로 뽑히며, 홍콩상하이은행의 아시아투자전략 책임자 판척완은 향후 시진핑 정부가 정책적으로 투자할 유력분야로 통신기기·금융 서비스·에너지 산업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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