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민중당 김종훈 의원과 민주노총 및 전국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 관계자들이 한국지엠 관련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한국지엠을 둘러싼 철수설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한국지엠은 철수설을 줄곧 부인해왔고, 카허 카젬 신임 사장 역시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같은 입장을 밝혔지만 철수설은 계속되고 있다.

한국지엠 철수설이 제기되고, 지속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철수설이 제기되는 근본적인 이유는 법적으로 한국지엠 철수를 막을 길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2002년 GM이 대우자동차를 인수해 한국지엠을 설립할 당시 ‘먹튀’를 막기 위해 마련해놓은 장치의 시한이 만료된 것이다. 그때는 멀게 느껴졌던 15년이란 시간이 어느덧 끝나버렸다.

문제는 현재 한국지엠이 놓인 상황이다. 15년 동안 한층 더 탄탄해지고, 미래성장동력을 갖췄다면 좋았겠지만 그렇지 못했다. 경영지표는 적자가 이어지고 있고, 올해 판매실적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철수설이 계속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이 같은 위기 상황을 극복하려는 움직임이 잘 보이지 않는다. 일감이 떨어진 현장 노동자들은 지속적으로 신차 투입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한국지엠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심지어 국내시장에 새로 투입할 SUV모델을 수입형태로 판매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생산은 점진적으로 철수하고, 판매기지로 활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더욱이 GM은 2014년부터 글로벌 사업재편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철수한 국가도 상당수다. 한국시장이 철수하지 말아야 할 특별한 매력을 지니고 있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노조와의 깊어지는 갈등 등은 GM에게 달갑지 않은 일이다.

이와 관련 한 업계관계자는 “지금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국내 공장 중 일부는 구조조정이 불가피하지 않겠나”라며 “한국지엠이 철수설을 불식시키기 위해선 국내생산 신차 투입 계획 등 비전을 명확하게 밝힐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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